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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잃은 막내아들과 사위…"가슴 찢어진다"

"막내 아들이 보낸 약, 어떻게 먹나" 목메인 父

<앵커>

그제(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숨진 38명 가운데 지금까지 37명의 영정과 위패가 합동분향소에 자리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희생자 1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노동자들을 위한 날인 오늘, 5월 1일이 어느 때보다 더 슬픈 날로 남게 됐습니다. 노동절인 오늘 8시 뉴스는 일터에서 세상을 떠난, 이천 화재 희생자들의 이야기부터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여느 때처럼 아침 인사를 나누고 일터로 향했던 누군가의 아버지, 아들, 남편들.

가족 품으로 돌아온 건 이들 대신 환히 웃는 영정들뿐,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이 상황이 믿기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네가 왜 여기 있냐고….]

이번 화재로 막내 아들과 사위를 잃은 강태수 씨.

거제에서 한달음에 사고 현장에 달려왔지만, 아직 막내아들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태수/이천 화재 참사 유가족 : 하루아침에 이렇게 간다는 소리 없이 한 마디 남긴 것도 없이 이리 가니까…(아들한테) 할 말이 태산 같아도 그 말이 내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에 내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고….]

평소 어머니, 아버지 건강을 살뜰히 챙겨온 막내 아들.

지금 강 씨의 집 앞에는 사고가 나기 전 막내 아들이 주문한 택배 6박스가 놓여 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부모에게 약과 양배추즙, 호두 등을 보낸 겁니다.

[강태수/이천 화재 참사 유가족 : 내가 가서 그 약을 택배함을 보면, 우리 아들이 사준 그걸 내가 보고 그걸 (어떻게) 먹겠어요.]

한 살 차이라 친구처럼 가까웠던 삼촌을 잃은 이 모 씨.

삼촌은 이곳에서 일한 지 이틀 만에 변을 당했습니다.

[이 모 씨/이천 화재 참사 유가족 : 요즘 일도 잘 없고, 벌이도 안 되고 하니깐. (여기가) 벌이가 좀 된다고 해서….]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38명.

이 가운데 1명은 아직도 신원조차 확인이 안 돼 유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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