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국제 유가가 어제(21일)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이론상으로는 원유를 사면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왜 더디게 내리는 건지 궁금하다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그 내용을 취재해봤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휘발윳값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주유소입니다.
1리터당 1,184원으로 1,1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국내 휘발윳값이 12주 연속 하락했다지만, 마이너스까지 기록한 국제유가 하락 폭에 비하면 너무 작다는 게 운전자들의 한결같은 불만입니다.
[신행수/서울 성산동 : 국제유가가 거의 마이너스대로 들어갔다 그러는데 한 2~3주 전까지 비교했을 때 한 20~30원밖에 안 떨어진 것 같거든요.]
[박찬혁/서울 용강동 : 좀 더 떨어져도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기름값 불만의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세금입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육세, 주행세까지 더하면 이미 700원이 훌쩍 넘습니다.
준조세격인 수입부과금까지 더하면 휘발유 1리터당 885.8원.
어제자 가격을 기준으로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을 모두 빼더라도 최소 가격은 1,072.33원이었습니다.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라도 국내 기름값은 구조적으로 공짜가 될 수 없는 겁니다.
국내 정유업계가 주장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가격이 반영되는 시차입니다.
두바이유 등 중동산 원유를 미리 구매하고 배로 들여오는데 이 거래가가 국내가격에 반영되려면 최소 2~3주가 걸린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의 국제유가 하락을 국내 소비자들이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잔뜩 위축된 경기 속에 저유가의 혜택을 기대해야 하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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