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레이더 독자개발은 쉽지 않은 도전이고 그 과정의 시행착오와 논란은 어쩌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꼭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감사 보고서에는 내부 문제 제기조차 인사 조치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실상 입막음에 나선 정황이 나타납니다.
이어서 김학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방과학연구소는 KF-X의 자동 저공비행을 위한 지형추적 모드 기능를 AESA 레이더에 추가하는 프로젝트를 한화시스템에 맡기기로 지난해 11월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국방과학연구소 AESA 레이더 체계단 개발 2팀의 수석연구원이 즉각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2016년 한화시스템이 사업자로 선정될 때 제안했던 지형회피 모드와 새로 개발하겠다는 지형추적 모드가 기술적으로 거의 같다는 겁니다.
하지만 책임자인 체계단장은 12월 2일 수석연구원에게 업무 배제 지시를 내렸고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해 12월 11일 한화시스템과 519억 원 규모의 지형추적 모드 신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체계 단장은 또 전체회의에서는 교체와 보직 해임을 언급하며 개발 2팀장을 압박했습니다.
감사 보고서도 지형회피와 지형추적 두 기술이 기술적 관점에서는 유사하다고 판단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 : (지형회피 모드와 지형추적 모드는) 레이더 입장에서야 다를 수가 없죠. 그게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표적 신호를 탐지하는 거 아닙니까. 운용상의 좀 차이가 있는 거죠.]
다만 성능 관점에서 차별화돼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최종 결론을 방위사업청으로 넘겼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초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하는 취업규정 위반으로 체계단장에게 주의만 줬을 뿐이고, 국방과학연구소는 연구원 업무배제는 이번 사안과 무관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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