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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홍걸 당선인 "곧 6·15 20주년…北, 그냥 넘어가면 죄"

[취재파일] 김홍걸 당선인 "곧 6·15 20주년…北, 그냥 넘어가면 죄"
태구민(개명 전 태영호)에 "무책임한 발언 없을 것으로 생각"
"대북 정책, 치고 나갈 환경은 조성돼"
"손뼉도 마주쳐야…北, 불평만 하면 안 돼"

여당이 압승을 거둔 이번 총선에서는 남북관계에 목소리를 내던 인사들 일부도 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정부로선 다시 대북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국내적 기반이 마련된 셈인데, 이들 당선인들도 대북 이슈에 있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인사 가운데 이번에 처음 국회에 진입한 인사로는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당선인(비례14번)을 들 수 있다. 김 당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으로 남북 간 민간 교류를 담당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직을 맡고 있다. 그로서는 김 전 대통령과 형인 김홍일·홍업 전 의원에 이어 가족 중 4번째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 민화협 사무실에서 김홍걸 당선인을 만나 당선 소감과 총선 이후의 남북 관계 전망,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Q. 더불어시민당 비례 14번으로 당선됐다. '4부자 의원' 기록을 세웠다는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 소감은?

"국회의원을 집안에서 몇 명 배출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의원 하면서 어떤 성과를 냈느냐 이게 더 중요한 것이다. 저희 형님들 경우는 의원 생활하는 내내 건강이 안 좋았고 작은 형님은 1년밖에 하지 못했다. 또 두 분 다 아버님 살아 계실 때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버님 그늘에 있었고 자기 정치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저와는 여건이 조금 다르다. 돌아가신 어른의 정치 철학을 계승을 하지만, 아버지가 정치하실 때와는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 상황에 맞게 제 나름대로 제 식의 정치를 해보겠다."
 
Q. 외교 안보 전문가로 활동하겠다고 공언해 온 것으로 안다. 21대 국회에서 이것 하나만은 만들겠다 하는 것이 있는지?

"남북 교류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집중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남북의 평화적 교류, 북방 진출을 깊이 있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미국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가 등한시 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도 협조해야 한반도 평화가 더 빨리 올 수 있다"
Q. 21대 국회에는 북측 출신 당선인이 2명(태구민, 지성호) 있다. 북한 인권 문제 등에도 적극적으로 발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전망하나?

"그분들도 이제 공직자이고 국민을 대표해서 들어온 것이니까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 인권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너무 정치적인 것만 얘기하는 것 아닌가. 생존권은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인권인데 북측 주민을 도와주는 일, 식량이나 약품을 보내주는 일에는, 또 그런 분들은 소극적이다. 사람이 살고 봐야 정치적 권리도 찾을 것 아닌가. 굶어 죽고 병들어 죽는 사람들에게 양식이나 약품은 못 주지만 당신들의 정치적 권리를 찾아주겠다고 하면 과연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일단 그분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게 생활 수준을 높여주고 지금 급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다음 권리도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도 그 때 가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북한 민주주의만 부르짖고 인도주의 지원은 외면한다면 위선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가 올 1월 김홍걸 당선인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앞으로 보낸 새해 인사 (사진=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제공)
Q. 곧 2000년 남북정상이 만난 6.15 20주년이다. 총선 이후 남북 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까?

"좀 더 두고 봐야겠는데 저희는 꾸준히 남북이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6.15는) 단순히 남측이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남북의 지도자가 공동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아무 일 없듯 넘어간다면 북측에서 보면,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무시하는 것이다. 제가 그쪽에 쓴 표현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한두 달 전쯤 북측에 전달했다.

(북측에서도) 역사적으로 그렇게 큰 업적이라고 했는데 그냥 넘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득해왔다. 선거가 끝나고 했으니까 다시 그 문제를 논의하려고 하고 있다. (공동 행사 등을) 곧 타진할 것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Q. 지난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미국과 상의를 하는 대신 배짱을 부려봐도 좋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은?

"과감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은 조성이 됐다. 미국도 대통령 선거가 있고 코로나 사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챙길 수 있는 겨를이 없다. 이럴 때 우리가 미국 측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주면서 이 문제에 있어서는 당신들이 일일이 챙기기 힘든 상황이니까 우리가 한번 치고 나가 보겠다고 하면서 인도적 지원, 코로나 관련 의료협력을 포함한 인도 지원, 다른 남북 경제 협력 쪽으로 제안을 하고 그것을 코로나와 관련된 인도적 협력으로 포장해서 유엔 승인을 받게 되면 의외로 일이 잘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Q. 관건은 북한의 호응인데, 북측이 방향 전환할 것으로 보나?

"북측이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남쪽에 손을 내미는 것이 맞다. 협력하자고 하는 것이 맞다. 이번 총선 결과가 상당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남쪽 정치 상황에 대해서 그쪽 사람들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작년 초에 제가 갔을 때도 지지율이 좀 흔들리고 불만의 목소리가 좀 나올 때였는데 그쪽 사람들이 우려를 했다. 이 정권도 노무현 정권 때처럼 말기에 무너져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들을 제대로 못 지키게 되는 것 아니냐, 힘이 약해져서. 그런 염려 하는 것을 봤다.

이제 압도적 다수를 확보한 것을 보고 문재인 정권에 힘이 실렸으니 믿고 상대해봐도 되겠다는 판단을 할 만 하다. 또 북측이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마음 놓고 교류할 상대가 몇 없다.

중국과는 국경을 90% 폐쇄한 상태이고. 그래서 남측과 협력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곧 깨달을 것으로 본다.
Q. 북측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북쪽에서 그동안 남쪽이 중재자, 조정자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불평을 많이 했는데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일방적으로 이런 역할을 해라, 왜 못하느냐 불평만 할 것이 아니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북쪽도 도와줘야 한다. 그쪽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력해야만 이뤄질 수 있다."

그는 의원 임기가 시작되더라도 당분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직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화협은 후원이 중요한 상황인데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의장직을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남북 관계의 활로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노골적으로 (부정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북측도 하루 아침에 주워 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북측도 경제적 어려움이 있고 남북 교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장 정부 대 정부 교류는 어렵더라도 (북측이) 제3국이나 남측 민간단체를 상대해 교류를 재개하는 것은 빠른 시일 내에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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