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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이게 죽는 거구나" 코로나블루 빠진 환자들

코로나19 사태가 넉 달째 이어지면서 불안과 우울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 사는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지난 2월 대구 첫 확진 환자가 나온 후 두 달간 외출을 삼가며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취업 스트레스로 생긴 우울증은 더 심해졌고 불면증까지 생겼다. 대구 지역 누적 환자 수가 6천 명을 넘어선 지난달 중순에는 극심한 공포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20%가 주변의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불안과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들의 심리 상태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9일 확진 판정을 받고 40일 가까이 음압병실에서 치료 중인 40대 김도영 씨. 그는 신체적 고통보다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역학조사 당시 대구 출신에 중국어 강사라는 이유로 신천지 교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2주간의 역학조사 후 오해가 풀렸지만, 그는 여전히 환자들을 범죄자처럼 여기는 시선을 견디기 힘들다고 말한다. 제때 진단검사를 받지 못하고, 동선 관련 정보가 잘못 알려져 비난 여론이 생긴 것도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30대 환자는 필요 이상의 동선 공개와 근거 없는 비방 댓글에 지쳤다고 털어놨고, 한 60대 환자는 몸보다 마음에 더 큰 상처가 남았다고 말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대한 신경정신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를 겪은 환자 63명 중 40명은 완치 뒤 1년까지도 불안, 우울감 등 정신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지 않도록 심리적 방역에도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현재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정신 건강 관리를 받는 코로나19 환자는 598명으로, 전체 환자의 5.6%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번 주 <뉴스토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불안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환자들의 심리 상태, 그리고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극복 방안을 집중 취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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