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 사장단, 정부의 정책적 지원 요청

SBS와 KBS, MBC 지상파방송3사 사장단은 코로나19로 인한 광고 매출 급락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의 시급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지상파 방송3사 사장단은 오늘(2일) 오전 서울 목동 한국방송협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경제가 얼어붙으며 예상 광고매출 대비 약 40% 가량의 광고물량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지상파방송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긴급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한국방송협회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습니다.

방송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지상파방송은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오랜 기간 탈출구 없이 어려움만 가중되어오던 지상파방송사는 이번 사태로 한계상황에 다다랐고 일촉즉발의 붕괴위기에 봉착했다"고 위기의 심각성을 호소했습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방송사가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특별재난방송을 편성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포데믹(정보감염증)이 만연하기 쉬운 사회적 혼란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극도의 경영압박에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알권리 신장과 고품질 선거방송을 제공하기 위해 수십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출구조사도 변함없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방송협회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광고 패닉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공적 역할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방송 산업에 대해서는 긴급 대책이 제시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협회는 "지상파방송 중간광고의 즉각적인 시행과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액의 한시적 50% 경감 조치 등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는 긴급 정책 지원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는 지난 2018년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입법예고를 했음에도 아직 지지부진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방송통신의 진흥을 위해 광고 매출의 일부를 징수해 정부가 활용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도 이미 광고시장 내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된 유튜브 등 동영상OTT, 인터넷 포털, CJ계열 PP 등은 징수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는 반면, 만성적 경영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지상파 방송을 중심으로만 징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의 붕괴 위기는 단순히 방송사 몇 개가 살아남느냐 무너지느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외주제작사와 방송계 종사자를 포함한 방송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라며, "정부에 대단한 직접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응급 상황인 만큼 정책적으로 최소한의 대증요법을 사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방송협회 성명서 전문]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지상파 방송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을 시급히 요청합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장기화되면서 우리는 역사상 유례없던 비상사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국가적 위기의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보건당국 및 의료계의 헌신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국민이 자신의 위치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며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회 위기 극복 시스템의 중요한 한 축인 우리 지상파 방송도 이러한 노력에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지상파 방송은 특별재난방송을 편성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허위조작정보와 인포데믹(Infordemic)이 만연하기 쉬운 사회적 혼란 속에서 지상파 방송이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의 가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KBS가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국민들의 정보취득 경로 및 정보수요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주요 정보를 TV를 통해 얻는다는 응답이 52.4%에 달할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지상파 방송을 정보를 획득하는 핵 심 창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국내 경제가 지상파 방송을 견디기 힘든 가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 이미 지상파 방송은 오랜 기간 강력한 차별규제를 받으면서 급격한 광고매출의 하락과 초유의 경영 위기에 놓여있는데, 설상가상 이번 사태가 겹치며 당장 예상 광고 매출의 약 40%에 가까운 물량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큰 타격을 받은 업계가 비단 지상파 뿐만은 아니겠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탈출구 없이 어려움만 가중되어 오던 지상파 방송은 이번 사태로 한계상황에 다다랐고 이제 일촉즉발에 가까운 붕괴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지상파의 붕괴 위기는 단순히 방송사 몇 개가 살아남느냐 무너지느냐에 국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지상파 방송과 함께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수많은 외주제작사와 방송계 종사자 등 방송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가계와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관광업·해운업 등 각 산업 분야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도 마련하는 등 다각도의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난방송의 책무를 포함해 수많은 방송의 공공성을 감당하면서도 규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방송 산업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에 지상파 방송은 정부에 대해 아래와 같은 조치들을 긴급히 요청합니다.

하나.

2018년 입법예고 후 시행이 지체되고 있던 '지상파 중간광고'를 즉시 시행해주십시오.

하나.

한시적으로라도 '방발기금 50% 경감' 등 지상파 방송의 경영상황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하여 시행해주십시오.

감염병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이후 경과는 걷잡을 수 없게 되듯, 붕괴 위기의 지상파 방 송에 대해서도 정부가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면 얼마 가지 않아 더 이 상 공적 역할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지상파에 대단한 규모의 직접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응급상황에 대응하여 정책적 차원에서 일부 규제의 숨통을 틔워달라는 최소한의 요청입니다.

극도의 경영 압박 속에서도 지상파는 이달 총선에서 국민의 알권리 신장과 고품질의 선 거방송을 제공하기 위해 거액의 출구조사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공적 매체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비극이 발생되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하고 현명한 조치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지상파 방송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위기를 온 국민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각자 생활의 영역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자신의 역할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국민 모두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2020.4.2.

한국방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