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히어로즈 3년 연속 감사보고서 '퇴짜'…'불투명 경영' 여전

● 3년 연속 '의견거절'…"적합한 증거 입수 불가"

히어로즈 구단이 외부감사에서 3년 연속 낙제점을 맞았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주식회사 서울히어로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인 회계법인 리안은 '의견거절'이란 감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회계 감사 의견은 크게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네 가지로 나뉘는데, '의견거절'은 회사가 받을 수 있는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상장사의 경우엔 사실상 상장폐지로 이어질 만큼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히어로즈는 지난 2016년 '한정'에 이어 2017년과 2018년엔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이번 회계 감사에서 감사인은 "회사가 투자자와의 주식 양도 등을 둘러싼 청구 소송사건 최종 결과 등에 따라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를 나타내며, 우리는 상기 영향에 관해 충부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의견거절 근거를 밝혔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에 대한 KBO 조사 결과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법무법인 한별 안병한 변호사(왼쪽)와 전홍근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 감사보고서 '퇴짜' 이유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합니다. 먼저,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지분 분쟁 때문입니다. 지난 2008년, 홍 회장은 히어로즈의 KBO 가입금 명목으로 이 전 대표에게 20억 원을 건넸고, 그 대가로 히어로즈 지분 40%를 받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법정 다툼이 이어졌고, 아직 진행 중입니다. 만약, 홍 회장 측이 이기면 히어로즈 지분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문제가 됐습니다. 현재 히어로즈 주주들은 이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이 전 대표의 불법적인 행위로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이를 배상하란 내용입니다. 이 소송도 끝을 맺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번 감사 결과를 놓고 히어로즈 측은 "소송과 관련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소송과 관련된 불확실성에 따른 의견거절로 회계상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감사 결과와 별개로 히어로즈에 대한 세무당국의 조사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히어로즈는 "이 전 대표가 빼돌린 회삿돈을 다시 채워놓았다"고 밝힌 상태인데, 이 과정을 놓고 세무당국이 세금을 매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12월, 히어로즈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장석 히어로즈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 '옥중경영 의혹'부터 '솜방망이 징계'까지

KBO는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의혹에 대해 4개월 동안 조사한 뒤,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습니다. 2천만 원의 제재금과 일부 임원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만 했습니다.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제 히어로즈를 놓고 수년째 지속된 논란은 끝이 난 것일까요?

회계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소송이란 불씨. 히어로즈 최대 주주가 여전히 이 전 대표라는 불안정한 지분 구조. 이 전 대표가 빼돌린 회삿돈을 갚는 과정에서 불거진 자금 출처 의혹. KBO의 조사가 석연찮은 의혹만 남긴 채 끝나면서 여러 불안 요소들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이 됐습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홈페이지 캡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