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前 금호 회장, 퇴직금·고문역으로 65억 원 보수 챙겨

작년 '용퇴'를 결정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고문역과 퇴직금 등으로 65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정도로 기업 부실을 겪은 가운데 퇴직금으로만 51억원을 챙긴 셈입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박 전 회장에게 작년에 급여 1억6천8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11억9천200만원, 퇴직금 20억7천900만원 등 총 34억3천9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기타 근로소득은 근로소득지급명세서상 임원의 퇴직소득금액 한도 초과액을 근로소득으로 처리한 것으로, 퇴직금의 일부로 보면 됩니다.

퇴직금은 규정에 따라 퇴임 당시 월 평균 보수 6천500만원에 근무기간인 8.4년과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산정했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입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된 아시아나IDT는 퇴직금 10억7천8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7억5천300만원 등 총 21억2천900만원의 보수를 박 전 회장에게 지급했습니다.

앞서 박 회장은 2017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때에도 고액의 퇴직금을 챙겨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 전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에서 작년에 급여 6억6천300만원과 상여 2억5천300만원 등 총 9억1천600만원도 받았습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모든 계열사에서 상무 이상 임원에게 퇴직 후 고문역이나 자문역을 2∼3년 요청하고 있다"며 "박 전 회장도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고문역으로 보수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전부 합하면 64억8천400만원으로, 비상장회사를 감안하면 작년에 박 전 회장이 챙긴 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작년 3월28일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