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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데 사용해봤어?!"…"그게 뭔데"

sbs 화장실 비데 (김정기 취파용)
지난 2012년 미국 기자들이 서울 목동에 있는 SBS 본사를 방문했을 때 두 가지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시간과 상관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직원들 그리고 모든 화장실에 있는 비데. 이 두 가지는 미국에서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특히 모든 화장실에 설치된 비데를 보고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2007년 미국 CNN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건물 안에 비데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1999년 영국 AP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비데를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 기자들은 서로 비데 사용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참 웃었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화장실 휴지 사재기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에서는 화장실 휴지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트로 몰리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번 취재파일에서 소개했습니다. ▶ (2020.03.11) [취재파일] 코로나19 확산에 '휴지 사재기'…"흉기 들고 싸웠다" 오늘까지도 화장실 휴지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미국 휴지 사재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휴지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소독용 물티슈와 주방용 휴지 등을 사용한 뒤 변기에 버리면서 일부 지역 하수처리 시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지난 26일 Daily News에 따르면 하수구에 누군가가 티셔츠까지 버리는 바람에 하수구가 막혀 오수가 흘러넘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 당국에 따르면 물티슈는 일반 화장지와 달리 합성 물질로 만들어집니다. 이런 합성 물질이 하수구에서 기름 성분과 결합하면 거대한 기름 덩어리를 만드는데 이것이 결국 하수구를 막히게 만듭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를 대체할 비데에 대한 관심이 최근 커지면서 결국 비데 판매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비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미국의 TUSHY는 지난 3월 9일 이후 미국에서 비데 판매가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는 10배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하루 판매액 기준 50만 달러 이상 기록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고 자랑하기까지 했습니다. 비데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미국에서 이같은 판매 기록은 매우 이례적인 수치입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휴지 사재기가 계속되면서 휴지를 대체할 수 있는 비데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이거 아셨나요?

미국인은 1년에 화장실 휴지를 구입하기 위해 40~70달러를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매일 3천1백만 개의 화장실 휴지 롤이 사용됩니다.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물을 이용하는 비데를 사용하는 것 만으로 화장실 휴지를 75% 줄일 수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1명이 평생 사용하는 화장실 휴지는 384그루의 나무를 이용해 만듭니다. 비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사라지는 나무를 크게 줄일 수 있겠죠.

● 미국인이 비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 가정집을 방문해 보면 화장실 변기 주위에 전기 코드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비데를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비데 사용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휴지를 이용하는 문화에 너무 익숙해 있습니다
비데 없는 일반 화장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가 알고 있는 비데는 프랑스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Bidet는 프랑스어로 조랑말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옛날에 사용했던 비데는 조랑말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라는데요. 초기에는 의자 가운데에 그릇을 끼워 물을 담아 양손을 이용해 씻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상류층만 비데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1900년대에야 우리가 요즘 볼 수 있는 비데가 등장했습니다

● 비데 사용하기 운동

환경 보호를 위해 최근 미국에서는 비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하고 휴지를 이용해 몸을 말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많은 휴지가 필요할 것입니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난 뒤 휴지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비데를 사용해야 깨끗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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