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녀온 코로나 확진자, 자가격리 권고 어기고 다중시설 들러

미국을 다녀온 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증평의 60대 여성이 검체 채취 뒤 자가격리 권고를 어기고 다수의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6일 충북도와 증평군에 따르면 증평군 증평읍에 거주하는 주부 박 모(60·여) 씨는 지난 25일 오전 발열, 인후통, 근육통, 기침 증상으로 증평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했습니다.

민간수탁 기관의 검사 결과 당일 밤 '양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박씨는 미국 뉴욕에서 사는 딸 집에 방문하기 위해 이달 2일 출국했다가 24일 귀국했습니다.

입국 당시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25일 오전 9시께 검체 채취를 마친 박씨에게 보건소 측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 박씨는 바로 귀가하지 않고 증평과 청주 지역의 다중이용시설을 다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씨는 보건소를 나와 증평 신한은행에서 환전하고, 증평우체국에서 등기를 발송했습니다.

이어 몸이 이상하다고 여긴 박씨는 당일 오전 11시쯤 진찰을 받고자 인근 청주시로 넘어와 청주의료원과 충북대병원을 잇달아 찾았습니다.

국가 감염병 지정병원인 청주의료원은 일반진료가 중단된 상태였고, 충북대병원은 대기 환자가 많아 박씨는 진료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았습니다.

정오에서 오후 1시 사이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육쌈냉면 청주점과 다이소 청주 본점을 들렀습니다.

다시 증평으로 돌아온 박씨는 오후 2시쯤 증평 충북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오후 2시 30분에는 증평 코아루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충북도는 박씨가 자가격리 권고를 명백히 어겼다고 판단, 행정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선 행정명령을 발동해 박씨에게 치료비를 전액 자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확진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는 음압 병실은 하루 입원비가 3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가격리 조치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자가격리 조치를 따르지 않는 자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박씨에 대한 자가격리 조처는 확진 전 권고사항이어서 이런 처분이 가능할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입니다.

충북도 관계자는 "그동안은 자가격리 규정을 어긴 사례에 대한 별도 지침이 없었으나, 강력히 대응하라는 게 정부 방침인 만큼 행정명령을 강력히 발동하고 기존 확진자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가능한지 살피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