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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어쩌나"…몰려들 주총 인파에 한진그룹 '고민'

"사회적 거리두기 어쩌나"…몰려들 주총 인파에 한진그룹 '고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한진그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간의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하면서 주총에 쏠린 관심이 커진 탓에 최소 5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오는 27일 중구 한진빌딩 본관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건, 사내외이사 선임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합니다.

한진그룹 측은 예년의 주총을 기준으로 주주와 취재진을 포함해 최소 500명이 넘는 인원이 주총장에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작년 한진칼 주총에는 주주 300여 명과 취재진 60여 명이 몰렸습니다.

당시 주총은 한진그룹과 맞붙은 KCGI 측이 고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사장) 연임 건을 비롯해 안건마다 경영진과 공방을 벌였습니다.

특히 작년의 경우 한진칼 주총 이틀 전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된 탓에 한진칼 주총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작년 대한항공 주총 역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며 주주 200여 명과 취재진 300여 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올해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달린 데다 이미 작년 말 조현아 전 부사장의 반기를 계기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점화되며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 탓에 주총장을 찾는 인원은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담화문을 발표해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히는 등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층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전자투표를 적극 권유하며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에서 주총을 진행했지만 한진칼은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달 초 열린 이사회에서 이번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전자투표제의 본래 취지가 주주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총과 같이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불필요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주총이 열리는 한진빌딩 본관 대강당은 테이블과 의자 등의 배치를 감안하면 300∼350석가량의 좌석밖에 마련할 수 없어 예상 참석 인원수를 수용하기도 벅찬 만큼 다른 기업처럼 '좌석 거리 두기' 등을 실천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한진그룹 측은 주총장 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시행하고 주총장 입장시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을 의무로 할 방침입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주주 발언시 일회용 마이크 위생 커버를 사용하는 등의 대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동시에 주총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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