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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마스크 쓴 채 군사 훈련…최고지도자는 열외

[취재파일] 北, 마스크 쓴 채 군사 훈련…최고지도자는 열외
북한이 코로나19 와중에도 동계 군사 훈련을 재개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북한 표현으로는 이른바 '초특급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수가 밀집해야 하는 훈련 실시하는 것이 다소 이해는 안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 상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간다는 점, 또 내부적으로는 더 이상 훈련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 훈련은 28일과 2일, 9일 세 차례 실시됐습니다. 막상 훈련은 이렇게 재개했는데 전과 달리 코로나19에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는 엿볼 수 있습니다.

초대형방사포 같은 무기도 무기지만, 이번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입니다. 군 간부들이 일제히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오늘 공개한 사진 가운데선 사진 한 귀퉁이에 일반 병사들의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북한 매체가 연일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은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달 28일 인민군부대 합동타격훈련
이달 9일 인민군 장거리 포병 부대 화력타격훈련 발사 사진 중 마스크를 쓴 것으로 보이는 병사의 모습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우리 합참의장 격인 박정천 총참모장이 김정은 위원장 가까이에서 발사 장면을 함께 바라보는 사진도 공개됐는데, 두 사람의 모습이 대조적입니다. 박정천 총참모장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이렇다 보니 간부들로서는 김 위원장에게 건강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훈련에서는 근접 수행 장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거리를 둬서 비말로 인한 감염 우려를 차단하려는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지난해 7월 신형 잠수함 시찰 때 등 김정은 위원장이 어딘가 찾아갈 땐 간부들과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고는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모습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기념사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 보도에는 흔히 기념사진 촬영 소식과 함께 일반 병사나 현지 주민들과의 접촉 장면이 등장하고는 합니다. 지난해 11월 낙하산 훈련 때만 해도 김 위원장이 일반 병사의 얼굴을 쓰다듬기까지 했었던 터라 최근 모습이 더욱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이 역시 혹시 모를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민군 낙하산 침투 훈련(코로나19 전)
지난해 11월 인민군 여성중대 시찰(코로나19 전)
북한 매체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라고 소식을 전한 바 있고, 이를 선전하기 위해서 일부 마스크 착용 장면, 후보정한 듯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가 이 의혹을 처음 제기했는데, 실제로 일부 사진들을 확대해 보면 마스크 착용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크 착용하라는 선전 작업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런 원칙은 어찌 되었거나 최고지도자에게만은 예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달 11일 제35차 평양기계대·교통운수대 과학기술축전 보도 사진 중 일부. 마스크 귀걸이 부분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조선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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