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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어린이집 휴업…늘어난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

길어진 어린이집 휴업…늘어난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어린이집 휴업이 길어지면서 아파트 이웃간 층간소음 갈등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 부천 지역 한 인터넷 '맘카페'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층간소음으로 아랫집의 항의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카페 회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이 휴업해 두 아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층간소음으로 아랫집이 쪽지를 남겼다"며 "그나마 말귀를 알아듣는 첫째에게 계속 뛰지 말라고 소리치고 혼내는 것도 미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다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좀 덜할 것 같다"면서도 "1층이나 단독주택으로 이사하여야 하나 싶다"라고도 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맘카페에는 최근 윗집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한 누리꾼은 "코로나로 인해 밖에 못 나가는 건 이해하지만, 아침부터 잘 때까지 애 뛰게 놔두는 부모, 정말 이해 안 간다"며 "서로 예민한 시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윗집 이사 오고서 두 번이나 스트레스성 유산을 했다"며 "고소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어린이집 휴업 기간을 애초 8일에서 이달 22일까지 2주간 연장했습니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도 똑같이 2주 더 늦춰졌습니다.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싶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외출도 아예 하지 않는 이른바 '집콕족'이 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오늘(8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올해 1월 이 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분쟁 민원은 모두 1천896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달에는 2천630건으로 1월과 비교해 38%나 늘었습니다.

휴업으로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길 수 없는 부모들은 온종일 육아를 도맡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층간소음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33살 김모씨는 "막 걷기 시작한 3살 둘째는 아직 다리 힘을 조절할 줄 모른다"며 "거실에서 걸을 때 '쿵쿵'하는 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데 아랫집에서 항의를 많이 해 한번 싸우기도 했다"고 울상을 지었습니다.

감염을 우려한 기업들이 재택근무 비율을 늘리면서 낮에도 층간소음 피해를 겪는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45살 장 모씨는 "요즘 재택근무를 하라는 회사 방침으로 낮에도 집에서 업무를 본다"며 "망치로 때리는 수준의 발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보통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 다른 계절에 비해 층간소음 분쟁이 많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생활을 하는 경우 이웃끼리 서로 배려해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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