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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왔다니 "진료 안 받아요"…길 잃은 임산부들

<앵커>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잠시 거처를 옮긴 임산부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증상이 없는데도 대구·경북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이 많아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임신 15주차인 이 모 씨는 지난달 20일 대구를 떠나 서울 친정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정기검진 때가 돼서 동네 산부인과들에 연락을 했는데, 잇따라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대구를 떠난 뒤 2주간 친정에만 머물며 이른바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했고 별다른 증상도 없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이 모 씨/임신부 : 대구·경북에서 왔다고 하니까 '저희 대구·경북 안 받아요' 다짜고짜 이야기를 해서.]

[A 산부인과 관계자 : 2주 지나도 접촉자로부터 접촉한 기간까지 포함해야 되는데. (저희가)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

생후 60일 된 아이를 데리고 서울 친정으로 올라온 신 모 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찾았지만 접종을 거부당한 겁니다.

역시 대구에서 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신 모 씨/산모 : 예방접종 좀 늦춰져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애가 혹시 조금이라도 아플까 봐 (걱정되고). 지금은 아프면 안 되는 상황이란 생각도 들고.]

보건소에도 하소연을 해봤지만,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설명만 들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달 말 의료단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 대구 등 특정 지역에 대한 진료 거부가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현실에선 이런 요청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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