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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주춤…최대 정치행사 '양회' 연기

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주춤…최대 정치행사 '양회' 연기
중국 지방 정부들이 코로나19가 주춤하자 대응 단계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700명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가장 피해가 심각한 발병지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 의료 자원을 집중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유의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당국은 '우한 봉쇄' 완화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 초 개최 예정이었던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연기됐습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이제 중국이 한국에 대해 입국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방역 조치를 놓고 '훈수'까지 두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 정부는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했습니다.

◇신규 확진 이틀째 700명 아래…24개 지역 신규 확진자 '0'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하루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09명과 150명 늘었다고 24일 발표했습니다.

23일까지 중국 전체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7만7천150명, 사망자는 2천592명입니다.

중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1천74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9일 394명, 20일 889명, 21일 397명, 22일 648명, 23일 409명으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는 21일 31명, 22일에는 18명, 23일 11명으로 급감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수도 베이징(北京)은 이틀째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뿐 아니라 후난(湖南)성, 톈진(天津) 등 24개 지역에서도 신규 확진자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확산세가 진정되자 광둥(廣東)성, 산시(山西)성은 중대 돌발 공중위생 사건 대응 단계를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간쑤(甘肅)성, 랴오닝(遼寧)성, 윈난(雲南)성, 구이저우(貴州)성도 1급에서 3급으로 대응 단계를 내렸습니다.

중국은 중대 돌발 공중위생사건을 특별 중대(1급), 중대(2급), 비교적 중대(3급), 일반(4급)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습니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는 398명, 사망자는 149명 각각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발병지 우한의 신규 확진은 348명, 사망은 131명에 달해 여전히 중국의 코로나19 저지전의 최일선임을 보여줬습니다.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의심 환자는 3천434명입니다.

지금까지 완치 후 퇴원자는 2만4천734명입니다.

현재 치료를 받는 총 확진자는 4만9천824명이며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9천915명입니다.

중국 본토 밖 중화권의 누적 확진자는 117명입니다.

홍콩에서 79명(사망 2명), 마카오에서 10명, 대만에서 28명(사망 1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습니다.

◇최대 정치행사 '양회' 연기…'우한 봉쇄' 놓고 우왕좌왕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으로 연기됐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오는 5일 개막 예정이던 13기 3차 전인대를 연기하겠다고 결의했으며, 구체적으로 전인대를 개최할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피해가 가장 큰 후베이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20명 이하로 감소하고 있지만, 양회같이 전국 규모의 정치 행사가 열린다면 확산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양회 기간에는 전국 각지에서 인민대표와 정협위원 등 5천여 명이 회의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모여들어 2주간 머물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매우 큽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인민 군중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전인대 개최를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시는 도시 봉쇄령 완화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한시 코로나19 방역 지휘부는 이날 통지에서 우한 이외 지역 주민이나 특수질병 치료 등의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주인구 1천100만명인 우한은 지난달 23일 항공과 철도, 도로 교통을 차단한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도시 봉쇄 상태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한 코로나19 지휘부는 2시간여 만에 다시 통지를 발표해 봉쇄 완화 조치를 무효로 했습니다.

이어 "지휘부의 검토와 주요 지도자의 동의 없이 발표됐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밝혔으며, 관련자들을 엄중히 질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우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봉쇄 완화를 발표했다가 여론 반발을 의식해 이를 번복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젠 중국이 한국인 입국 통제…방역 조치 놓고 '훈수'까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이제 중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는 옌지(延吉)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한국발 비행기 승객은 당국이 맞이해 목적지까지 보내겠다면서 친척, 친구 등이 개별적으로 공항에 마중나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옌볜 도착 후에는 법률 책임서에 서명하고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합니다.

만약 비행기에서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모든 탑승객은 집중 격리됩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은 한국에 대해 '적색 여행경보'를 발령해 25일 오전 6시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이나,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홍콩인은 입경할 때 건강 검사를 받아야 하며,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면 정밀 진단이나 격리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의 대구나 경상북도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14일 동안 강제 격리됩니다.

홍콩과 함께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는 23일부터 한국을 코로나19 감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 최근 14일 내 한국 방문자는 별도 지정장소에서 6∼8시간이 걸리는 강화된 검역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방역 조치에 대해 '훈수'까지 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일부 국가의 바이러스 대응이 늦다'는 제목의 공동 사설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피해가 큰 나라들로 일본,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 4개국을 꼽은 뒤 이들 나라 상황은 중국 후베이성 밖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볍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들 신문은 "각국이 우한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이미 심각한 나라에서는 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트위터 계정에서 "우한의 실수가 다른 나라에서 되풀이되고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중국인들이 보기에는 한국의 상황은 매우 심각해 보인다. 한국의 대응은 느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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