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봉준호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대장정 마무리

<앵커>

아카데미 4관왕의 역사를 쓴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이 오늘(1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전쟁 같던 홍보 과정 등 뒷이야기를 공개하면서 기생충의 성취는 모험을 피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제작진은 다섯 달 동안 치열했던 아카데미 캠페인 과정을 함께 돌아봤습니다.

[봉준호/감독 : 다른 경쟁작들의 경우를 보면 LA 시내에 거대한 광고판이 있고, TV나 큰 잡지에 전면 광고가 나오고.]

[송강호/배우 : 참으로 제 자신이 작아지는 그런 느낌…]

[이정은/배우 : (영어 인터뷰는?) 그거 외우느라고 너무 힘들었어요.]

600개 넘는 인터뷰와 100회 이상 관객 대화를 이어가며 열정으로 할리우드 거대 제작사들의 홍보전에 맞섰다고 밝혔습니다.

[봉준호/감독 : (송강호 배우는) 실제로도 코피를 흘리신 적도 있으시지만…]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직접 보내온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특유의 유머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봉준호/감독 : 쉬어볼까 생각도 좀 있는데,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

칸 때보다 한결 절제됐던 배우들의 리액션 뒤에 숨겨졌던 '계획'들도 공개됐습니다.

[송강호/배우 : 칸 영화제 때 제가 (축하를) 너무 과도하게 하는 바람에 감독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기자회견에는 BBC와 CNN, NHK 등 전 세계 취재진이 몰려 '기생충'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재확인했습니다.

봉 감독은 전 세계의 공감을 이끌어낸 기생충 신화의 원동력은 모험을 피하지 않은 용기라고 밝혔습니다.

[봉준호/감독 : 최대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서 솔직하게 그리려고 했던 게, 대중적인 측면에서 위험해 보일 수는 있어도 그게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봉 감독은 소박한 소망으로 칸부터 아카데미까지 이어진 화려한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봉준호/감독 : 영화사적 사건처럼 기억될 수 있지만, 사실은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