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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파일] 북한 체육상 김일국 강제 노역…올림픽은 출전할 듯

이것이 도쿄올림픽 ③

김일국 북한 체육상 (사진=연합뉴스)
북한 스포츠의 얼굴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일국 북한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강제 노역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는 김일국 체육상이 여전히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명시돼 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그의 근황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습니다.
권종오 취재파일용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2019년 7월 11일 평양을 방문한 콩고 체육장관과 '스포츠 및 문화교류 증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콩고 정부대표단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접견했는데 이것이 사실상 김일국 체육상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됐습니다.

김일국 체육상의 근황에 대해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평양 근처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체육장관인 그가 왜 강제 노역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스포츠 관계자들에 의하면 해외 업무를 하다 북한 정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축출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김일국의 후임으로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인 이용선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일국 체육상의 아버지는 김달현 전 북한 부총리이고 그의 어머니(강관숙)는 김일성 외사촌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달현 전 부총리는 '최고의 경제 일꾼'으로 김일성의 총애를 받았지만 김일성 사후 김정일의 눈밖에 나 숙청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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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이른 나이에 출세 가도를 달린 김일국 체육상은 2018년 2월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우리 국민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입니다. 2019년 2월에는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체육회담에 참석해 2020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에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로부터 5개월 뒤 북한 스포츠를 총괄하던 김일국 체육상이 사실상 숙청되면서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과연 출전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남자축구는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에 출전했지만 티켓을 따내지 못했고 여자축구는 현재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A조 예선에는 아예 불참했습니다.

다음 달 하순에 열리는 레슬링 올림픽 아시아 쿼터 대회에는 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여자 레슬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형 53㎏급 박영미(세계랭킹 1위), 자유형 57㎏급 정인선(10위), 자유형 62㎏급 림종심(8위)은 올림픽 메달권에 근접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박영미는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도쿄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레슬링보다 더 강한 종목이 역도입니다. 북한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34위에 올랐습니다. 이 가운데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역도에서 따낼 만큼 만만치 않은 실력을 뽐냈습니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북한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 등 총 10개의 메달로 종합 27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은 도쿄올림픽 개막 한 달 전쯤인 오는 6월에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도쿄행을 최종 결정할 것이 확실합니다.

대한체육회는 북한의 현재 태도를 고려하면 참가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역도와 레슬링에서 2, 3개의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상황에서 불참하는 것보다 참가하는 것이 실익이 더 클 것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대한체육회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가 확정될 경우 개회식 공동 입장과 유도 단일팀 구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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