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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억 발행→완판…잘 나가는 '지역 화폐', 인기 비결은?

<앵커> 

각 지자체에서 지역 화폐를 발행하고 있지요. 액면가보다 조금 싸게 사고, 그 지역 가맹점에서 쓰는 방식인데, 몇몇 지역에서는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지만, 유통이 아주 활발한 곳도 있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세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아침 8시 군산 시내 농협 앞.

영업 시작까지 1시간도 더 남았는데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몇 시에 나오셨어요?) 7시 40분쯤?]

한참을 기다린 뒤 이들이 구입하는 건 지역 화폐 '군산사랑상품권' 입니다.

지역 경제 살려보자고 군산 골목 상권에서만 쓸 수 있도록 지난 2018년 도입됐습니다.

상품권을 한 달에 70만 원까지 살 수 있는데 할인율 8%를 적용하면 64만 4천 원에 구할 수 있습니다.

[김준상/전북 군산시 : 은행에 이자가 얼마에요. 5만 원, 6만 원.]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은 모두 1만 98곳, 전체 대상 업소 10곳 중 8곳 넘게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골목마다 상품권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조경숙/식당 직원 : ((상품권 결제)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업소는 많이 되는데… 40% 이상은 될 것 같은데요?]

실제 군산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 봤더니 가맹점별 평균 매출이 5천만 원 이상 늘어난 걸로 분석됐습니다.

지난 한 해 상품권 4천억 원어치를 발행했는데 모두 팔렸습니다.

지난해 지역 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는 모두 177곳, 전체 금액만 2조 3천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다 잘되는 건 아닙니다.

부산은 발행한 300억 원 가운데 1억 원어치만 소진됐고, 군산과 인구가 비슷한 거제는 400억 원어치 가운데 300억 원만 팔렸습니다.

차이는 왜 생길까.

성공한 지자체는 전담팀을 만들어 지역 경제를 회생시킬 마중물로 상품권이 필요하다는 설명회를 10차례 이상 가졌습니다.

[양준호/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 (지역 화폐는) 시민의 참여 없이는 발행되지도, 유통되지도 않기 때문에 시민의 지역 화폐에 대한 주도권, 그리고 이해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 쉽게 사고 쉽게 쓸 수 있도록 상품권 가맹점뿐 아니라 판매점도 늘렸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상품권을 내놓고 음식 배달 앱을 개발하는 등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진행합니다.

지역 상품권 할인은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는 겁니다.

실적 쌓기용 발행보다는 유통 확대를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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