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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국회에 잡혔던 '스포츠 미투법'…성폭력은 그대로

<앵커>

지난해 1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훈련 과정에 성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어렵게 폭로한 뒤 1년이 지났습니다. 정치권은 그때 곧바로 대책을 쏟아냈지만 법안은 한참이 지난 불과 며칠 전에야 통과됐습니다.

그동안 국회는 뭘 하고 있었는지, 그 사이 체육계 상황은 어땠는지, 이세영·이경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월 심석희 선수의 미투 이후 여야는 앞다퉈 이른바 스포츠 미투법을 발의합니다.

모두 11건, 가해자 징계 강화와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이 핵심이었습니다.

이전 국회에서도 체육계 폭력, 성폭력 사건 터질 때마다 논의가 됐던 법안들이라 국회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야 통과가 됐습니다.

1년이 걸린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국회는 지난해 연초부터 파행을 거듭합니다.

발의된 법안들 논의조차 못 하고 4월 선거법 패스트트랙 사태로 정점을 찍습니다.

그렇게 흐른 석 달, 7월에서야 첫 관문인 문화체육위에서 법안이 처음 논의됩니다.

다음 단계인 법제사법위,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으로 또 파행, 넉 달 뒤인 11월 법사위 관문을 넘습니다.

본회의만 남은 상황, 하지만 여권의 예산안 단독처리로 국회는 또 마비됩니다.

[사퇴하라! 사퇴하라!]

심지어 스포츠 미투법은 필리버스터 지정 안건으로 발이 묶여버립니다.

그렇게 한 해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본회의에서 처리됐습니다.

파행과 파행의 연속, 결국 1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정치권이 손을 놓은 사이 체육계 현장은 어땠을까요.

<기자>

대한체육회 산하 클린 스포츠 센터의 폭력, 성폭력 신고 접수 현황을 입수했습니다.

심석희 선수 미투 1년 전 그리고 1년 후, 21건 그리고 25건, 변한 건 없었습니다.

지난해 자세히 보면 축구·레슬링·궁도가 3건, 빙상도 2건입니다.

성폭력만 따지면 7건이었습니다.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수치는 신고된 수치일 뿐이고, 폐쇄적인 체육계 조직 문화를 감안하면 숨겨진 폭력, 성폭력 이런 것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폐쇄적인 체육계 조직 문화 때문에 각 종목 단체가 아니라 독립 조사 기관인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해야 한다.

심석희 미투를 계기로 꼭 만들자고 했고 법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사이 폭력, 성폭력 사건은 계속됐습니다.

[빙상계 지도자 : 대한체육회에 신고하더라도, (독립 기관이 아닌) 각 종목 단체에서 조사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신고하는 걸 꺼렸어요. 현장에서는 체감을 못하는 것 같아요.]

법안에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 예방 효과를 감안한다면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우, CG : 김규연) (자료 조사 : 김혜리, 이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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