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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 어림잡아 보급한 軍 패딩…"작아서 못 입어요"

<앵커>

육군이 지난해 말 전방에 있는 부대부터 패딩형 점퍼를 병사들에게 보급했습니다. 그런데 보급받은 패딩이 너무 작아서 입지 못하는 병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동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동계 패딩 점퍼가 육군 전방부대부터 보급됐지만, 병사 상당수는 원하던 치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제보 병사 : 저희 중대 기준으로 80명 중 20명 정도가 그냥 아예 (신청한) 치수가 안 나왔어요.]

취재진이 정부 인트라넷인 온-나라 시스템의 보고 내용을 확인해봤습니다.

[작은 치수는 착용이 불가능합니다. 200명 중 50명이 착용을 못 하고 있습니다.]

육군 군수사령부는 큰 치수를 요구해도 보급할 수 있는 물량이 없고, 추가 조달은 빨라야 올해 5월에 납품 가능하다는 설명뿐입니다.

사전에 치수별 수요조사까지 했다는 국방부, 보급 차질은 왜 생긴 걸까?

국방부는 패딩을 운동복 위에 입도록 디자인한 만큼 운동복의 치수별 보급 실적을 반영해 소요량을 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각 부대에서 조사한 치수별 패딩 소요를 집계한 게 아니라 운동복 치수로 패딩 치수를 어림잡아 보급했단 겁니다.

이마저도 실제 잘 맞는지, 견본 3벌을 만들어 입혀본 게 전부였습니다.

문제를 키우는 데는 디자인도 한몫했단 지적입니다.

육군 군수사령부는 지난해 10월 젊은 병사들의 취향에 맞춰 슬림하게 디자인됐으니 몸에 딱 맞는 치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일선부대에 전달했습니다.

생산 업체 역시 좀 작을 것 같다고 생각해 치수를 키우자고 몇 차례 의견을 냈지만, 군의 대답은 "그대로 하라."였습니다.

[패딩 납품업체 관계자 : 치수를 키우면 규격서 내용을 다 바꿔야 하는데 그거는 절차나 그런 것 때문에 바로 바꿀 수 없고….]

국방부는 병사들마다 옷 입는 방식과 키, 팔 길이가 달라 치수 교환 요구가 생겼다고 해명했습니다.

군 당국은 내부망을 통해 앞으로 추가 조달하는 패딩은 한 치수 정도 크게 입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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