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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하나는 '위태위태'…교회 첨탑 또 무너질라

<앵커>

지난해 태풍이 왔을 때 거대한 교회 첨탑이 맥없이 무너져서 차량을 덮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고가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서울시가 교회와 성당 첨탑을 모두 조사해봤더니 열에 하나는 당장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교회. 첨탑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금이 선명하게 가 있습니다.

또 다른 교회 첨탑은 철판을 고정해 놓은 나사가 군데군데 빠져 있습니다.

[교회 관계자 : 굳이 우리가 (첨탑에) 올라가서…. 거기 불 켜는 곳도 아니잖아요? 저희들이 올라가서 관리하고 이럴 일은 없어요.]

어느 정도 심각한지 건축물 안전진단 업체가 드론으로 첨탑을 정밀 촬영해 3D로 만든 영상으로 살펴봤습니다.

콘크리트 지지부를 확대해보니 균열뿐 아니라 물이 스며든 자국이 선명하고, 지지부 바닥엔 방수 페인트가 벗겨진 곳도 있었습니다.

[조한광/건축시공기술사 : 누수 위험이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철탑의 구조물이 녹이 슬어서 그 부분이 약화되면서 붕괴되는 그런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지난해 10월부터 3달간 이렇게 드론까지 동원해 높이 2m가 넘는 첨탑 1천286개를 모두 조사했습니다.

균열과 배수, 변형 상태 등 14개 항목을 기준으로 안전 등급을 매겨봤더니 보수가 필요한 '주의' 단계가 116개였고, 철거 가능성이 있는 '위험' 단계도 5개나 됐습니다.

10개 중 1 꼴로 안전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위험이라든가 주의는 보수·보강이라든가 철거라든가 자치구별로 소유자한테 안내하게 돼 있고요.]

문제는 서울시가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안내해도 첨탑을 관리하는 종교단체가 조치를 안 하면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현행 건축법상 신고나 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장식탑이나 기념탑은 있지만 첨탑은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점검 기준도 없고, 지자체가 보수 철거 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것입니다.

지난 가을 태풍 링링으로 첨탑 추락 사고 발생하고 나서야 서울시는 첨탑도 신고나 안전점검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법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진훈, 자료제공 : 국민안전역량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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