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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일본 보다 헌혈 많이 한다는데…혈액 왜 부족?

<앵커>

이렇기 때문에 헌혈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동안 많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이나 미국보다 헌혈을 더 많이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다른 데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국내에 불필요한 수혈이 많다는 지적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조동찬 의학 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다음 주 1월 8일 국립암센터에서 폐암 수술을 받기로 한 박 모 할머니 가족은 아내의 수술을 위해 헌혈할 사람을 직접 구하고 있습니다.

[김용학/폐암 수술 예정 환자 남편 : 저는 남편인데 (70세 이상이라) 안 되고, 손녀딸이 자기 친구한테 얘기해서 승낙을 한 모양이에요. 사위도 직접적인 혈연관계는 아니라서 (헌혈) 하게 됐습니다.]

사정이 급하다 보니 지인에게 부탁한 것인데 문제는 혈액 안전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공선영/국립암센터 진단검사의학과장 : (지정 헌혈 할 때) 무언가 헌혈을 할 수 없는 사유가 생겨도 (헌혈을 못 하면) 지인에게 안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의료진의 질문에) 답변이 정확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국민의 몇 퍼센트가 헌혈에 참여하는지 조사해봤더니 우리나라는 5.6%로 일본, 미국, 네덜란드, 영국보다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혈액이 부족한 걸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내 734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적정 수혈의 한 지표가 되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실태를 분석한 결과 62%에서 수혈이 처방됐는데 상당수가 수혈이 불필요한 경우였습니다.

[김준년/질병관리본부 혈액안전감시과장 : 가이드라인 등을 봤을 때 수혈이 필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는 수치에서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평가 결과에는 나와 있습니다.]

특히 불필요한 수혈은 환자 감염 등의 위험까지 높입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 같은 정형외과 수술을 받더라도 수혈을 받은 환자는 감염률과 사망률이 2배 정도 더 높고 입원 기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계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은 물론 혈액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착시킬 제도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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