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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겨울 맞아?" 신상 롱패딩 벌써 '재고떨이'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벌써 12월 말인데 서울에선 아직 이렇다 할 눈 한번 못 봤어요. 따뜻한 겨울이 될 거라고들 하는데 소비생활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겠죠?

<기자>

네. 비교적 따뜻하고, 그리고 마른 겨울입니다. 일단 이달 12월의 평균기온이 지난 11년 동안의 12월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눈도 별로 안 오죠. 아직 올겨울에 눈송이를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런 날씨다 보니까 이른바 계절상품, 겨울 한때를 반짝 노리고 준비하는 상품들은 오히려 시들하고, 겨울에는 장사 접어야지 했을 상품군이 뜻하지 않게 반사이익을 얻는 상황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한 대형 쇼핑 포털이 최근 한 달 동안의 야외 스포츠 용품들의 판매 추이를 집계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접이식 자전거나 자전거의류 같은 품목은 2배 가까이 팔렸고요.
따뜻한 겨울, 웃는 품목 우는 품목 그래프
자전거 액세서리들 특히 야간 주행용 부품 같은 건 최대 6배 넘게 판매가 늘었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나 킥보드도 작년 이맘때보다 판매가 늘었고요.

봄에 타려고 미리 산 것들도 있겠지만 많이 추우면 사실 이런 데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잘 안 가잖아요. 그리고 스포츠 액세서리류는 특히 바로 사용하려고 할 때 주로 찾고요.

한겨울 같지 않은 날씨에 여전히 도심 아웃도어 스포츠를 계속하는 사람들이 좀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그럼 누가 울상이냐 스키 장비, 보드 장비는 각각 7%, 11%씩 판매가 감소했습니다.

아직 강원도 스키장들이 슬로프를 다 열지 못한 데들도 꽤 있는 정도거든요. 정작 겨울 한 철 반짝 잘 돼야 하는 하는 스포츠는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는 거죠.

<앵커>

스키장도 그렇고 유명한 지역 축제들 있지 않습니까, 얼음 깨고 하는 이런 것들, 그런 데들이 일정을 미루거나 행사 내용을 바꾸고 있다고 저희도 얼마 전에 보도를 해 드렸거든요.

<기자>

네. 특히 유명한 얼음낚시 축제인 평창송어축제 같은 경우는 일정을 한 번 미뤄서 모레(28일) 토요일에 개장합니다.

더 늦추지 못하고 개장은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아예 축제의 핵심인 얼음낚시와 텐트낚시가 불가능하다고 1월에 시작해 보겠다고 계속 공지를 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겨울이다 보니까 재작년 겨울이 아주 추웠을 때 장기 부진에 빠졌던 의류업계를 살리다시피 한 롱패딩이 요즘 영 맥을 못 춥니다.

올해 있던 롱패딩도 아직 안 꺼내셨다는 분들도 많아요. 평이한 겨울이었던 작년에도 매출이 많이 줄어든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도 더 팔리지 않아서 이미 롱패딩 신상품 할인을 시작한 곳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올 겨울 의류 중 가장 히트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뽀글이' 플리스, 즉 인조양털 소재의 방한복이죠. 친절한 경제에서도 이달 초에 소개해 드렸습니다.

주된 인기 요인으로는 진짜 털과 가죽을 쓰지 않으려는 인조 소재의 부상, 그리고 복고풍의 부상 이런 여러 가지 배경이 있지만 사실 한겨울에 접어드는 지금까지 이 상품이 계속 가장 인기 있는 건 겨울이 그렇게 춥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너무 추우면 좀 더 보온성이 강한 패딩으로 넘어가니까요. 같은 이유들로 방한용품들, 난방용품들, 가전들 올겨울에는 히트상품이 별로 없습니다.

<앵커>

반면에 아까 말씀하신 반사이익을 보는 의외의 품목들에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혹시 '얼죽아'라고 들어보셨어요? 요즘 10대 20대와 그 이상 연령대를 가르는 유행어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입니다.
따뜻한 겨울에 오히려 잘팔리는 제품들
그 정도로 튼튼한 나는 한겨울에도 차가운 음료를 그냥 마신다고 할 때 많이 쓰는 우스갯소리입니다.

요즘에는 굳이 튼튼하지 않아도 그냥 가을까지 마시던 대로 아이스커피 시키는 사람들이 많아서 커피전문점이나 음료 브랜드들의 아이스 제품, 냉음료 매출이 계속 호조입니다.

역설적인 게 올겨울 통계는 아직 다 안 나왔지만 지난여름은 또 그렇게 덥지 않았기 때문에 빙과와 아이스커피가 여름 특수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작년 여름보다 판매가 줄었던 면이 있습니다.

냉음료, 아이스 제품들이 여름에 활짝 웃지 못한 대신 겨울에도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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