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北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까지 없을 수도

[취재파일] 北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까지 없을 수도
북미관계가 나빠지는 가운데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운운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에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해 대륙간탄도탄의 투발 능력을 보여주거나, 아예 노골적으로 ICBM(대륙간탄도탄)을 발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볼 때 북한이 크리스마스까지 장거리로켓이나 ICBM을 쏘는 직접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이달 하순으로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 김정은, 당 군사위 주재..'국방력 발전 논의
●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한 뒤 행동 나설 가능성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조선노동당의 중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이다.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는 '핵-경제 병진노선'이 결정됐고 2018년 4월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는 병진노선의 종료와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이 채택됐다. 이번에 열릴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북미협상 중단이나 핵개발 재추진 같은 과거 강경노선으로의 회귀를 예상하고 있다.

전원회의가 개최된 뒤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북미관계의 악화 상황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말 들어 북한이 많은 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난하고 비핵화협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등의 입장 표명을 했지만, 이러한 담화들은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발표됐을 뿐 주민들이 접근 가능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에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동창리에서 중대시험을 했다는 내용 역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에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은 북미관계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로켓이나 ICBM 발사를 통해 미국과 대결국면으로 다시 가려면, 주민들에게도 지금의 상황을 알려주고 북미 대치에 대비한 사상무장도 시켜야 한다. 전원회의는 북한의 중요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이며 동시에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대외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공식화하는 회의이기도 하다. 북한이 이달 하순 전원회의 개최를 조선중앙TV를 통해 주민들에게 고지한 것은 이러한 의도를 염두에 둔 것이다.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24일 오전까지 나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전원회의가 23일 열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발생 사실을 보통 다음날에 보도한다. 전원회의가 오늘(24일) 열린다고 해도 보도는 내일(25일) 이뤄질텐데, 전원회의 결과가 25일 발표된다면 25일 당일 북한이 장거리로켓이나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적어도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아진 것이다. 참고로 크리스마스는 북한에서 휴일이 아니기는 하다.

● 北 '크리스마스 선물' 비유적 표현일 수도

북한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것은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담화에서였다. 당시 리태성 담화의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

이 담화를 보면, 북한이 크리스마스 때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미국의 행동에 따라 북한이 강경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읽을 수도 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때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확실하게 예고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이 크리스마스까지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의 행동이 아예 없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동창리 중대시험에서 '전략적핵전쟁억제력'을 언급했던 것처럼, 북한은 핵개발과 관련된 행동을 단계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반드시 크리스마스라고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