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금 들으신 대로 4+1 협의체의 선거법 협상, '석패율제'라는 암초에 부딪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석패율제가 왜 쟁점인지,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지 박하정 기자가 좀 더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석패(惜敗), 아깝게 졌다는 것이죠. 석패율제는 각 당의 지역구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아깝게 진 후보자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제도입니다.
우선 각 당이 만드는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에 석패율제로 구제할 지역구 후보자들의 순번을 미리 지정해 둡니다.
지역구 선거 결과가 나오면 패배한 후보자가 당선인에 비해 얼마나 표를 얻었는지 계산합니다.
예컨대 A 후보자가 2만 표, B 당선인이 4만 표를 얻었다면 석패율은 50%가 되는 것이죠.
이 수치가 가장 높은 후보자를 그 당의 비례대표로 당선시킵니다.
민주당이 석패율제만큼은 재고하자고 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소수 야당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과거에 비해 포기 없이 뛰면서 자신들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이죠.
지역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낮더라도 아깝게 지면 비례대표로 구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층이 겹치는 정당들과 선거 연대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후보 등록한 뒤 중도 사퇴한 후보자 8명 가운데 4명은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며 후보직을 내려놨지만,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 측 협상단은 그래서 특정 지역구 후보자를 정해 비례대표 후보자로 넣는 '이중 등록제'를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제가 어떤 모양으로 도입될 것인지 방정식의 마지막 문제가 석패율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