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가운데 질병이나 상해 등을 겪지 않는 이른바 '건강수명'은 조사 이래 꾸준히 줄어들면서 64.4년으로 집계됐습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를 보면 2018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전년과 동일한 82.7년이었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들여다보면 2017년 82.69년에서 지난해 82.74년으로 근소하게 늘었지만,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 발표하는 공식수치상으로는 보합입니다.
1970년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기대수명이 전년 대비 증가하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지난해 기록적인 한파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당해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하는 기대수명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통계청은 설명했습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겨울 한파가 1973년 이래 가장 심했다"며 "인구 고령화로 폐렴 사망률이 늘어나고 있고 겨울 날씨가 추웠던 것이 고령 인구 사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럽에서도 2015년 폭염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대수명이 0.1∼0.2년 감소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합니다.
통계청은 시·구청 등에 신고된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해 기대여명 및 기대수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성별로 보면 2018년 출생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성은 85.7년으로 격차는 6.0년에 그쳤습니다.
남녀 기대수명 간 격차는 1985년 8.6년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서서히 좁혀지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3.4년을 한참 상회하며 회원국 가운데 일본(87.3년), 스페인(86.1년)에 이어 3번째로 높았습니다.
즉 여성의 기대수명이 가파르게 증가하기 어려운 가운데 남성의 기대수명 증가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 남성 기대수명은 OECD 평균(78.1년)은 웃돌지만, 회원국 가운데서는 15위에 그쳤습니다.
연령별 기대여명은 80세 이상 남성과 9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40세인 남성은 향후 40.8년, 여성은 46.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3.2년, 2.5년씩 늘어난 수치입니다.
60세의 경우 남성은 10년 전보다 2.6년 늘어난 22.8년, 여성은 2.3년 증가한 27.
5년 더 생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65세의 기대여명은 남녀가 각각 18.7년, 22.8년이었습니다.
OECD 평균인 남성 18.0년, 여성 21.3년보다 높았습니다.
지난해 태어난 여성이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을 따져보면 79.9%에 달했습니다.
남성은 60.1%였습니다.
1970년 출생 여성이 80세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32.9%였던 것을 고려하면 약 48년 만에 80세 생존확률이 2.4배로 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11.6%에서 60.1%로 5배로 증가했습니다.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여성이 3.7%, 남성이 1.0%였습니다.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은 64.4년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유병 기간 제외 기대여명은 2012년부터 격년마다 발표하고 있으며, 매번 감소 중입니다.
남성은 64.0년, 여성은 64.9년으로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은 근소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전체 기대여명 대비 건강하게 보낸 기간의 비율은 남성이 80.3%로 여성(75.6%)보다 높았습니다.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 기간의 비율은 유럽연합(EU) 남성 평균이 81.1%, 여성 평균이 76.6%로 한국보다 높았습니다.
남녀가 주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기대수명은 69.0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습니다.
남성의 주관적 건강평가 기대여명은 69.1년, 여성은 69.0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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