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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사람도 있고 본 사람은 있지만 '사재기'는 없다?

들은 사람도 있고 본 사람은 있지만 '사재기'는 없다?
브로커를 통해 음원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는 일명 '음원 사재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음원 사재기가 거래되는 걸 본 사람도, 들은 사람도 있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를 증명해낼 수 없다는 게 현재의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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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JYP 엔터테인먼트 수장이자 가수 박진영은 스트리밍을 통한 음원 순위 조작 의혹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정한 경쟁과 평가는 어느 분야가 발전하는데 초석이 된다."면서 "제기되는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하루빨리 아티스트들이 업무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진영의 주장에는 '음원 사재기'는 음성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박진영뿐 아니라 래퍼 로꼬 역시 음원 사재기 거래를 유도하는 브로커의 존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로꼬는 '오랜만이야'라는 곡에서 "돈으론 뭐든 사재끼지, 조작이 가능해 내 친구도 제안받은 적 있고 그걸 작업이라 부른데"라는 가사로 음원 사재기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사재기 논란에 대해 언급한 래퍼 딘딘 역시 누리꾼과의 설전에서 비슷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딘딘은 자신을 업계 종사자라고 강조하면서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봤다. 당신이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상위권이라면 축하한다. 사재기가 아니라면 그분은 계속 상위권일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음원 사재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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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비교적 낮은 인지도와 화제성에도 가수 숀 등은 각종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점령했고 일부 음악팬들로부터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심을 강하게 받았다.

당시 숀의 소속사는 음원 사재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일 뿐, 불법적인 음원 사재기는 없었다는 게 그 주장이었다. 조사에 착수한 유관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음원 사재기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면서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았다.

사재기 논란에 휘말린 회사들은 대부분 '바이럴 마케팅'으로 음원을 홍보했을 뿐 음원 사재기는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들이 한다는 '바이럴 마케팅'이란 음반을 대량으로 사들이거나, 특정 음원 사이트 아이디를 사용해 음원을 돌리는 일명 '사재기'와는 전혀 다르다.

한국 가요시장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음원 사재기는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명확하게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

보고 들은 사람은 있다지만 명확한 근거나 구체적인 진술, 증거 없이 제기되는 음원 순위 조작 의혹은 의심의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음원 사이트를 모든 뮤지션들의 공정한 운동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음원 차트 사재기 의혹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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