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수십 년째 죽어가던 고라니, '죽음의 함정' 탈출했다

<앵커>

농촌에 있는 대형 콘크리트 농수로가 야생동물들에게는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된다고 전해 드렸는데요, 야생동물 탈출을 위해 농수로 안쪽 곳곳에 경사진 통로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효과가 있는지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농수로 안에 갇힌 고라니가 경사진 생태통로 앞에 나타났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장 비스듬한 길을 따라 올라옵니다.

물속에 빠진 고라니도 생태통로를 이용해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농어촌공사가 만든 생태통로 11곳 가운데 5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했더니 3곳에서 고라니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우동걸/국립생태원 박사 : 추락해서 방황하는 야생동물의 경우에는 탈출로를 찾기 마련이거든요.]

고라니가 빠졌던 이 콘크리트 농수로는 32년 전 만들었는데 길이가 25.7km나 됩니다.

이곳 농수로는 깊이가 깊은 데다 콘크리트 벽이 직각을 이루고 있어서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빠질 경우 탈출하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추락방지 시설과 생태통로도 없어 고라니 등 야생동물에게는 수십 년째 죽음의 함정이었습니다.

[백현규/충남 예산 : 물 내려갈 때는 못 올라가지, 물 많을 때 못 올라가요.]

농어촌공사는 생태통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내년 봄에 5개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는 농수로 생태통로 설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말 용역을 발주하는 등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화면제공 : 국립생태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