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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보루'에 갇힌 홍콩 시위대…일부는 필사의 탈출

<앵커>

다음은 홍콩 시위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시위대가 최후의 보루로 삼고 모여 있는 홍콩 이공대를 경찰이 이틀째 봉쇄했습니다. 학교 안으로 음식 들어가는걸 경찰이 끊자 안에서 버티던 사람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오면서 지금은 100명 정도가 학교에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정성엽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어서 바로 현장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홍콩 경찰은 이공대에 대한 무리한 진입 대신 봉쇄를 선택했습니다.

이틀째 사람들의 출입과 음식을 차단해 시위대를 고립시켰습니다.

추위와 배고픔, 피로에 지친 시위자들이 이공대를 탈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는 학교 건물 옆 육교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대기하던 오토바이로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야당 의원 등이 경찰 묵인하에 교내로 들어가 10대 청소년 시위대 일부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마이클 티엔/입법회 의원 : 18세 미만 학생들은 (체포 없이) 귀가 가능해 캠퍼스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여기에 왔습니다.]

이틀 사이 600여 명 정도가 탈출하거나 체포되고 지금은 강경 시위대 100여 명이 교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위대 : 여기서 죽을 수도, 체포될 수도 있지만, 경찰이 우리를 다시 공격하지 않게 하도록 싸울 겁니다.]

활, 투석기, 화염병 등으로 격렬하게 저항했고 심지어 염소가스 폭탄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시위대의 이공대 농성은 이제 한계점에 이른 분위기입니다.

어젯(18일)밤 이공대 인근 도심에서는 농성을 지원하기 위한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새벽까지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던 이 곳 침사추이 거리에는 아직도 이렇게 깨진 보도블록들이 많이 남아 있고요, 신호등도 보시다시피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한쪽에서 완전히 불에 타버린 자동차를 도로에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동시다발적인 시위로 이공대에 몰린 경찰력을 분산시키려는 시도입니다.

무장 경찰들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시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시위대 구타도 서슴지 않는 등 확연히 달라진 강경 진압 기조를 드러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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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성엽 특파원이 지금 있는 곳이 이공대 앞 쪽을 지금 경찰이 계속 포위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지금 제가 서 있는 곳이 홍콩 이공대 출입문 앞입니다.

이 출입문을 통해 남아 있는 시위대들이 한두 명씩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18살 이상은 경찰에 체포되고 있고 18살 미만은 부모에게 인계되는데 사진을 찍고 신분증 번호를 적어서 향후 처벌 가능성을 남겼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숫자는 방금 안에서 나온 사람 얘기로, 100명도 안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계속 밖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숫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공대 안에 한국인 관광객이 갇혔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무사히 밖으로 나온 건가요?

<기자>

한국인 30대 남성과 20대 여성 이렇게 2명입니다.

이들은 관광차 홍콩 침사추이에 왔다가 그제 침사추이와 가까운 이공대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 경찰이 이공대를 완전히 봉쇄했고 강력하게 진압작전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룻밤을 꼬박 학교 안에서 새웠고 어제 오후에야 홍콩 총영사관에 연락을 했고, 또 총영사관이 경찰에 연락해 어젯밤 10시쯤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공대 안에 고립된 사람들은 시위대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시위대 자식들을 찾으러 들어간 부모들도 함께 빠져나오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홍콩 당국의 대응 수위가 여전히 강경한데, 아무래도 홍콩 경찰 총수가 강경파로 바뀌었다는 점도 영향이 있겠죠?

<기자>

새로 임명된 홍콩 경찰 총수는 크리스 탕이라는 사람입니다.

이번 이공대 진압 작전도 현장에서 진두지휘했고 줄곧 시위대에 강경 기조를 유지했던 사람입니다.

불법의 무리들이 홍콩의 법치를 공격했다.

크리스 탕이 이번 시위 전반에 걸쳐 표현한 이 말에서 앞으로도 무관용 강경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서구의 국가들은 홍콩 시위대와 홍콩 정부 모두에게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는 내정이다, 신경 꺼라 이런 말로 일축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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