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설리 향한 루머 조명…"악플러 감정 배설, 언론사 클릭 장사"

SBS 뉴스

작성 2019.11.17 03: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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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를 향한 악성 댓글·황색언론에 대한 전문가 분석이 이어졌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고인이 된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를 향한 악성 댓글과 황색언론을 조명하고, 전문가 분석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달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설리를 회고했다.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담당 매니저한테 전해 듣기로 전날에도 통화를 했다. 일상적인 얘기하고 통화 끊었다. 다음날 스케줄 못 가게 되면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 지인 조이솝 씨는 "하나의 사건 때문에 그런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설리의 가족들이 '설리가 숨진 이유 중 상당 부분을 악플이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설리의 팬들은 그를 향한 악성 댓글과 루머들이 열애설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애설이 터진 2014년, 그때부터 입에 담긴 루머가 많았다", "'비행기에서 마약에 취했다', '배가 나와 보이는 사진에 애 밴 것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설리에 대한 악성 댓글은 그가 고인이 되어서도 SNS를 통해 재생산, 확산하며 사라지지 않았다. 모 개인방송 운영자는 '설리 남자친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인물은 제작진에 "원래 영상은 추모 목적이었다"며 "남들보다 다르게 해볼까 했다. 논란이 커질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예인들이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설리의 지인 지빈 씨는 설리의 인스타그램 사진과 실시간 방송에 있던 성희롱·인신공격 댓글을 지적하며 "반 이상 댓글 내용이 터무니 없었다. 그 때 이 친구가 매일 직면하고 있는 세상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설리는 생전 '진리상점'을 통해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왜 나 때문에 욕을 먹어야 하지"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악의적 댓글 작성자를 찾아 나섰다. 해당 작성자는 "100주도 넘은 걸 와서 말하면 내 입장은 어떻겠냐"며 제작진을 향해서는 "팬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다른 작성자들도 각각 "그냥 장난이었다. 그런 댓글을 달아도 설리가 신경을 안 쓸 거라고 생각했다", "멘탈이 약한데 연예인 되겠나"고 말했다. 또, 대다수의 악성 댓글 작성자들은 공통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리와 친분이 있던 홍석천은 악성 댓글과 관련한 본인 사례를 들었다. 홍석천은 "불특정 다수한테 많은 공격을 당하고 나면 제정신으로 버티는 것도 희한한 일"이라며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샤워를 하는데 심장이 조여왔다. 사람들이 무섭고, 사람 많은 곳 싫고, 나가기 싫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설리는 4, 5년 전부터 정서적 문제를 회사와 상의해왔다. 정기적으로 1주일 한 차례씩 상담진료 받게 하고 다른 치료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왔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황색언론의 설리 관련 보도를 지적했다. 이재신 교수는 "'처널리즘', 천박한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취재를 안 하고 컴퓨터에 앞에서 보고 있다가 걸리면 갖고 간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 기자를 전화 인터뷰했다. 해당 기자는 "내 탓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어제 당장 쓴 기사도 아니고 몇 년 전 기사. 내가 그걸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냐"고 답했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각각 "우리만 나가지 않는다. '설리' 쳐보면 기사가 엄청나게 나온다", "기자들 보면 전부 다 재탕해 쓴다"고 말했다. 설리의 합성 사진을 기사에 실었던 기자는 "검색어 따라가다 보니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6개월 간의 설리 관련 보도량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경제지, 연예 스포츠 매체의 보도량이 두드러졌다. 주요 이슈보다는 노출, '무슨 사진을 올렸다', 노브라 논란이었다"고 분석했다.

도형래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총장은 "트래픽이 높아질수록 언론사 밸류가 높아진다. 높아지는 밸류만큼 비싼 광고들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연예뉴스 제목들이 선정적으로 달려져 나온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를 두고 전직 인터넷언론 기자는 "누가 내 이름 걸고 하겠나. 아르바이트들이 많다. 시급 단위로, 3건 만 원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모 언론사 관계자는 '이슈팀'으로 송고한 무기명 기사에 대해 "누가 썼는지 모르겠다"며 "경제만 하면 이익이 없으니까 연예 이슈, 정치도 하고, 그날 발생한 것 단신 정도 처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당사자만 고통을 받고, 악플을 달 사람들은 감정을 배설, 언론사는 클릭으로 장사한다. 자기들은 손해 볼 게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의 정정 보도 요청이 미미한 것에 대해 김언경 사무총장은 "소속사에서 그렇게 대응하는 것은 긁어 부스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잘 다뤄줘야 연예인 신분이 유지가 된다"고 내다봤다.

이나영 교수는 악성 댓글과 황색 언론의 공생관계를 지적하며 "성찰하고 공론화가 적극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리와 관련한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것이다. 문제적인 여자로 만들어야 하는 것, 누군가 남성과 연애, 결혼을 한다고 하면 그 물건의 하자를 얘기해야만 내 것이 아닐 때 감정적인 손상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허위사실로 인한 사이버 명예훼손에 인신매매·상해죄와 비등한 처벌이 주어진다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가중 처벌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SBS funE 김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