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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이끈 '꿈의 글래스'…42.195km 홀로 완주

<앵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42km가 넘는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다 뛴 것은 세계 최초인데요, 어떻게 해낼 수 있었는지 김형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는 수백 명의 참가자 중 유달리 큼지막한 안경을 쓴 선수가 눈에 띕니다.

33살 한동호 씨. 눈앞의 사물을 분간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스무 살 갑자기 찾아온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엄청난 절망과 좌절을 달리기로 극복해 나갔습니다.

10km, 20km 점차 거리를 늘려갔습니다.

결국 지난 10일 그리스 아테네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4시간 27분 만에 42.195km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한동호/시각장애인 마라토너 : 끝 지점에서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었거든요. 함께 계속, 7개월가량 함께 해왔던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꼭 완주할거다, 그런 생각만 하면서 (달렸어요.)]

시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마라톤을 완주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안경의 카메라로 찍은 주변 환경과 코스 상황이 소리로 바꿔 전달되는 스마트 기기 덕분입니다.

주변의 물체는 음성으로 알려주고 경로를 이탈하거나 속도가 빨라지면 경고음이 나옵니다.

[권영관/스마트기기 담당자 : 초정밀 GPS가 위치정보를 찾아내서, 그 위치에 해당하는 장애물이나 이런 것들은 전부 다 캠으로 사물 인식을 하고…자동차의 후방 감지기 같은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제 한 씨의 꿈은 자신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에게 향합니다.

[한동호/시각장애인 마라토너 : 다른 시각장애인 분들이 조금 더 일상생활 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진다면…이 기술이 이 달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할 수 있게 저는 조금 더 도움을 줄 거고요.]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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