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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기후변화, 예상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진행된다

21세기 말 기온 최대 5.2℃ 상승, 강수량 최대 10% 증가

[취재파일] 기후변화, 예상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진행된다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 집중호우, 슈퍼 태풍 등 기상 이변을 일으키는 기후변화가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기상과학원은 11월 15일 국회기후변화포럼에서 발표한 '전지구 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통해 21세기 말에는 현재보다 기온은 1.9℃에서 최대 5.2℃나 상승하고 강수량은 5%에서 최대 10%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변영화, 2019). 지난 2013년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5차 평가보고서와 비교하면 21세기 말 기온은 당초 예상보다 최대 1.2℃나 더 상승하고 강수량도 최대 5% 더 늘어나는 것이다(아래 표 참고).

<표> 전 지구 평균 기온과 전 지구 평균 강수량 변화 폭 비교(자료: 국립기상과학원)
  기존 RCP 결과
(1981~2000년 대비
2071~2100년 예상치)
신규 SSP 결과
(1995~2014년 대비
2081~2100년 예상치)
기온 1.3~4.0℃ 상승 1.9~5.2℃ 상승
강수량 2~5% 증가 5~1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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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 폭이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커진 것은 미래 기후를 시뮬레이션하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이 지속적으로 발전한 데다 2014년 현재까지의 기후변화 경향을 반영했고, 특히 IPCC가 새롭게 설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시나리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13년 IPCC 5차 평가보고서에서 사용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시나리오인 '대표농도경로(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시나리오를 사용하는 대신 IPCC가 새롭게 설정한 온실가스 농도 경로인 '공통사회경제경로(SSP, 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새로운 온실가스 농도 경로인 공통사회경제경로(SSP)는 2021년에 발간 예정인 IPCC 6차 평가보고서 작성을 위해 국제사회가 합의한 새로운 미래 온실가스 변화 경로로 온실가스 감축 수준과 기후변화 적응 정책 수행 여부에 따라 미래 경제와 사회가 어떻게 달라지고 또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도별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추정한 시나리오다(아래 표 참조).

<표> IPCC 새로운 온실가스 농도 경로(SSP)(자료: 국립기상과학원)
종 류 의 미
SSP1-2.6 사회 불균형의 감소와 친환경 기술의 빠른 발달로 기후변화 완화,
적응능력이 좋은 지속성장가능 사회경제 구조의 저탄소 시나리오
SSP2-4.5 중도성장의 사회경제 시나리오로 기후변화 완화 및 사회경제 발전 정도가
중간 단계를 가정하는 경우 (SSP1과 SSP3의 중간사례)
SSP3-7.0 사회경제 발전의 불균형과 제도적 제한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는 사회경제 구조의 시나리오 (Baseline)
SSP5-8.5 기후정책 부재, 화석연료 기반 성장과 높은 인적 투자로 기후변화 적응능력은
좋지만, 완화능력이 낮은 사회경제 구조의 고탄소 시나리오

새로운 온실가스 경로와 기존의 온실가스 경로에 따른 연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기존 시나리오와 비교해 볼 때 기후 정책이 없는 것으로 가정한 SSP5-8.5 시나리오의 경우 기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배출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인 RCP 8.5보다 배출량이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아래 그림 참조).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 경로(SSP)와 기존 온실가스 배출 경로(RCP)
분석 결과를 보면 21세기 말(2081~2100년)의 전 지구 평균기온은 시나리오에 따라 현재(1995~2014년 평균)보다 1.9℃(SSP1-2.6)에서 최대 5.2℃(SSP5-8.5) 상승하고 전 지구 평균 강수량도 시나리오에 따라 5%에서 최대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아래 그림 참조).
새로운 시나리오에 따른 연도별 기온과 강수량 변화 (자료: 국립기상과학원)
기온 상승폭은 해양보다 육지에서 크게 나타났는데 해양에서는 시나리오에 따라 1.6℃에서 최대 4.3℃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육지에서는 2.5℃에서 최대 6.9℃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북극의 21세기 말 기온 상승폭은 육지보다도 2배 정도나 크게 나타났는데 현재보다 최대 13.1℃나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강수량의 증가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적도와 60도 이상의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 강수량 증가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현재보다 최대 19%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 몬순 지역의 5월~9월 강수량도 현재보다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새로운 온실가스 농도 경로를 적용할 경우 해양에서도 기존의 예상보다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세기 말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현재보다 1.4℃에서 최대 3.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수면 고도도 52cm에서 최대 91cm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극지방의 해빙 면적 또한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더욱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북극 해빙(sea ice)은 저탄소 시나리오(SSP3-7.0)든 미래에 별다른 기후 정책이 없는 경우(SSP5-8.5)든 두 가지 온실가스 경로 모두에서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SSP5-8.5)에는 21세기 말 여름철에는 남극 해빙도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각국이 새로운 온실가스 농도 경로를 택했다는 것은 미래 기후변화 전망에서 그동안 문제가 됐던 불확실성을 크게 해소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문제는 불확실성을 해소할수록 기후변화가 더욱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를 위한 지구촌 모두의 노력이 더욱 시급해졌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 변영화, 2019: IPCC AR6 신규 온실가스 경로에 따른 전 지구 미래 기후변화 전망, 국립기상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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