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광고물에 30초마다 '폭탄 전화'…근절 효과 톡톡

<앵커>

대구 수성구에만 한 달에 무등록 사채업과 도박 등을 홍보하는 불법 광고물이 100만 장 뿌려집니다. 수성구청이 이 불법 광고물에 적힌 전화번호에 자동경고 발신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70%가량이 근절됐습니다.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길거리에 불법 광고물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습니다.

무등록 대부업이나 사채, 도박을 유도하며 전화번호를 적어놨는데 수성구청이 이 전화번호에 자동경고 발신시스템을 적용합니다.

[불법 광고물 자동경고 발신시스템 : 귀하께서 우리 관내에 무단으로 배부 중인 전단은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한 광고물로 한 장당 과태료가 부과되며…]

5분에 한 번 자동전화를 걸기 시작해 30초 간격으로 좁혀 나가며 불법행위를 경고합니다.

통화는 물론 메신저도 불가능하게 전화기 자체를 마비시키는 겁니다.

[장병목/대구시 수성구청 광고물팀장 : (폭탄전화 발신 중에는) 전화 거는 분이 이 업체에 연결이 안 되죠. 업체에서는 전화를 못 받는 상태가 됩니다. 업체 쪽에서 저희에게 전화 오는 경우가 있죠. 번호를 해지해 달라든지.]

수성구청이 한 달 동안 전단지에 적힌 146개 번호를 등록해 6만 5천여 차례 자동 발신한 결과 101곳이 자체 정지나 전원을 종료하는 근절 효과를 거뒀습니다.

전화를 풀라며 협박하고 애원도 하는 업체들, 다시는 불법 광고물을 뿌리지 않겠다며 서면으로 약속하고 과태료를 낸 업주도 있습니다.

시행 한 달 만에 가시적인 불법 광고물 근절 효과가 나타난 건데 대구 달서구와 동구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도 내년부터 폭탄전화를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른바 폭탄전화 운영에 드는 한 해 예산은 수성구의 경우 약 2천만 원,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과태료 부과와 구상권 청구 등 보다 적극적인 행정도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