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티 전혀 안 날 수 있다" 10대 환자까지 늘고 있는 다리 질환 '하지정맥류'

이아리따PD, 조제행 기자 jdono@sbs.co.kr

작성 2019.11.11 16:12 수정 2019.11.11 16: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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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거’ 병이래 
제발 병원 좀 가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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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일 하느라 늘 서 있는 우리 엄마. 
밤마다 곡소리 내며 띵띵 부은 다리를 주무르다 
까무룩 잠드는 게 일과다. 

언제부턴가 오른쪽 장딴지에
푸르스름한 핏줄도 보이는 게 영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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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다리 좀 아픈 거로 무슨 병원을 가냐?
일요일에 목욕탕 가서 푹 담그면 돼.
너나 옷 좀 잘 입고 다녀! 멋 부리다 얼어 죽어!!”
병원 가보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혀를 탁 차며 시작되는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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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야, 나 다리 잘 저리다고 했잖아.
 밤에 쥐 나서 깰 때도 있고. 
 병원 갔더니 내 다리 혈관이 어르신 혈관처럼 늘어났대;;
 겉으론 이렇게 멀쩡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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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진단받은 병은 ‘하지정맥류’다.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보통 다리에 
핏줄도 튀어나오고 통증도 심한 줄 알았는데 
그 정도면 꽤 심각한 거래. 
하지정맥류 환자 30%는 겉으로 티가 안 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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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요인도 크고,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이면 걸리기 쉽대. 

운동 부족이나 몸에 딱 붙는 스키니진 같은 옷 때문에 
10대, 20대 환자도 많아지고 있고. 
나 이제 스키니진 안 입을 거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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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날짜까지 잡았다는 친구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혹시 우리 엄마도?? 진짜 안 되겠다. 
엄마 데리고 무조건 병원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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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이 잘하셨네요. 하지정맥류를 가볍게 보고 
방치하다 뒤늦게 고생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다리 피부가 딱딱해지고, 
궤양이 생길 수도 있어요. 
심하면 심장 등 순환계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박용범(45) / 부산 청맥병원  외과 전문의 (혈관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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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까지 안 좋아질 수 있다니;; 
하지만 하지정맥류가 다름 아닌 혈액 순환 질병이란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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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서 심장으로 피가 올라가려면 
중력을 거스를 만큼 힘이 필요하다.  
혈관을 강하게 압박하는 다리 근육, 
피가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판막이 그 역할을 한다.

그런데 판막이 고장 나고 근육까지 약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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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올라가야 할 피가 다리에 머물러 버려
땡땡-하게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여러 안 좋은 증상이 나타난다.
바로 이게 하지정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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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이 고여 있으니 다리가 무겁고 
자주 저리는 건 기본이다. 

이유 모를 두통, 어깨 결림, 
심지어 생리할 때 다리가 아프다든가
발기 부전 증상이 있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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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망가진 혈관은 되돌릴 수 없어요.
환자마다 혈관 상태를 정밀히 진단한 다음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종아리에 혈관이 보이고 안 보이는 걸로는 알 수 없고
초음파로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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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상태가 파악되면 치료가 시작될 텐데요,
문제 혈관을 아예 제거하는 수술과 
폐쇄하는 시술이 있습니다. 
폐쇄할 땐 열 혹은 비교적 간단히 시술 가능한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합니다.” 

-  박용범(45) / 부산 청맥병원  외과 전문의 (혈관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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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을 슬쩍 보니 엄마 얼굴이 어둡다. 
조심스레 엄마 손을 꼭 잡으니, 
의사 선생님이 미소를 띠며 말을 덧붙인다.
“모든 사람에게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상태에 따라 운동, 압박 스타킹 착용 등 
일상적인 관리로 악화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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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엄마 미간에 잡혀있던 주름이 
조금 느슨해진다. 

씩씩하게 초음파 검사부터 하고 오겠다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다짐한다.

아프다고 하면 고집부려서라도 얼른 병원 모셔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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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뜨거운 물에 오래 푹~담그는 목욕은 하지정맥류에 꽝이란다.
오히려 혈관이 확장돼서 피가 더 많이 고여 버린다고;;; 

휴.. 엄마, 이제 엉뚱하게 목욕하지 말고
치료 잘 해서 다리 건강 되찾자!
-11월 11일 보행자의 날을 맞아,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과 전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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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의 어머니는 이런 이야기 안 하시나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무겁고, 잘 저린다고 말입니다. 병원 좀 가보라고 해도 늘 이런 답이 돌아오진 않으시나요? 그냥 다리 좀 아픈 걸로 무슨 병원까지 가냐는 말 말이죠. 여기까지 공감하신다면 얼른 어머니께 연락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중장년층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하지정맥류'는 종아리 혈관이 툭 튀어나오는 질환이라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의 30%는 겉으로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하지정맥류가 일단 발생하면, 문제가 생긴 혈관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초기에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특히 최근에는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10~20대에게도 하지정맥류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다들 늦지 않게 다리 건강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글·구성 이아리따 그래픽 김하경, 백나은 기획 조제행 제작지원 메드트로닉코리아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