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女 가수들만 지웠다?…이란에선 무슨 일이

SBS 뉴스

작성 2019.11.11 08:57 수정 2019.11.11 09: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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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음악 애호가들이 찾는 한 음원 사이트에서 앨범 표지에 등장한 여성 가수들을 포토샵으로 지운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란의 음원사이트 '멜로바즈'를 둘러보면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성 가수는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여성 가수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여성 가수의 앨범은 있지만 표지에선 그들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유명 팝가수는 물론이고요, 우리나라 여가수와 인기 걸그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남녀가 같이 있는 앨범 표지에 여성만 삭제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해당 음원 사이트에 메일을 보냈지만 답은 오지 않았고, 전문가에게 그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장지향/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 (이란은) 법에 따라서 여성의 옷차림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옷차림 역시 손목이랑 발목 위로는 다 가려야 되는 게 원칙이고요.]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 : 특히 여성인 경우에는 히잡을 쓰지 않는 인물들은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히잡을 쓰지 않는 외국인 가수들이나 예술가들은 철저히 가린 상태에서 보도를 하는 거고요.]

모든 이슬람 국가가 여성 히잡 착용을 강제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이슬람 국가 57개국 중 착용을 강제한 나라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두 곳입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착용을 강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으면 2개월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이렇듯 여성 복장의 규제가 강해 앨범 표지 속 여성 가수에게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제 이란 여성들은 복장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에 맞서고 있습니다.

2014년엔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이미지를 SNS에 올리는 캠페인을, 작년엔 저항의 의미로 히잡을 막대기에 걸고 흔드는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 :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슬람권에서 가장 개방된 미니스커트가 자유화되었던 그런 인권 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란 여성들이 지난 40년간 이 강압된 체제에서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던 거 같고요.]

이란 내부에서 자유를 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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