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성 인지 예산 25% 늘었다"…국회 홍보 따져보니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11.06 23:06 수정 2019.11.07 00: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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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예산 가운데 각 부처별로 양성평등에 기여하는 예산을 모은 '성 인지 예산'이란 게 있습니다. 정부는 이 예산이 내년도 25% 늘어난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논란도 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사실은 코너에서 알아봤습니다.

<기자>

정부의 내년도 성 인지 예산 계획서의 첫 항목은 국회가 제출한 어린이국회 운영 비용 1억 2천900만 원입니다.

이게 성 인지 예산인 이유, 남녀 어린이 구분 없이 모두 국회를 체험할 수 있어서 그렇답니다.

이런 논리라면 국민 절반이 여성이니 도로 깔고 건물 짓는 예산도 모두 성 인지 예산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올 법 한데, 정말 그랬습니다.

국토부의 환승센터 구축 지원 예산 247억 원도 성 인지 예산에 포함됐습니다.

인구 절반이 여성이라는 것, 또 여성이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정부가 책정한 성 인지 예산은 모두 31.8조 원, 이 가운데 정부 스스로 성 평등 사업 중점 예산으로 밝힌 건 1천780억 원, 전체의 0.6%뿐이었습니다.

성 인지 예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입니다.

정부 예산 편성 매뉴얼을 봤더니 각 부처가 4~5월쯤 여성부에서 성 인지 예산 작성 교육을 받은 뒤 예산을 짜는데 그 예산은 기재부에서 검토합니다.

해당 부처가 판단해 이거 성 인지 예산이다 그러면 보통은 성 인지 예산이 된다고 합니다.

모범 사례로 꼽히는 캐나다는 젠더 전문 통계 서비스부터 구축했습니다.

정확한 통계, 실태를 근거로 예산을 짜고 부처별로도 젠더 전문가가 있어서 양성평등 효과를 또 검토합니다.

배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효과가 중요하다는 건데 '양'보다 '질' 중심의 성 인지 예산 구축 방식, 우리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CG : 최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