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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나 홀로 사장님' 급증…4050은 갈 곳 없다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실태를 분석해 볼 수 있는 그런 통계가 최근에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난 8월 여름을 기준으로 한 조사입니다. 이때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679만 9천 명, 약 680만 명입니다. 정확히는 좀 딱딱한 말이지만 비임금 근로자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돈을 조금이라도 버는 사람,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 사람들이 25% 정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비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4명 중 1명꼴이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진국 하면 떠올리는 나라들은 이런 자영업자 비중이 보통 10% 미만입니다.

많아야 10%대 초반 정도, OECD 안에서는 터키, 그리스, 멕시코, 칠레 다음으로 우리가 이 사람들의 비중이 제일 높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의 진짜 살림살이를 파악하는 데는 이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임금 근로자 현황 위주로 보는 것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왜곡된 그림이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럴 수 있죠. 가게 하시는 분들 장사 잘된다, 이런 얘기 사실 저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마는 특히 최근에 많이 어려워 하고 있다는 게 통계상으로도 나타난다고요.

<기자>

네. 자영업자들 상황이 어떤지를 가늠할 때 늘 가장 주요하게 보는 특징 중의 하나가 누군가를 고용했느냐, 아니냐입니다. 아무래도 사업이 잘 되다 보면 직원들이 생기니까요.

온라인사업도 보통 잘 되기 시작하면 나 말고 한 명 정도는 더 있는 경우가 많죠. 나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물론 고소득 프리랜서나 갓 시작한 젊은 창업자도 있겠지만요.

고용할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 또는 말 그대로 자기 일을 찾아다녀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봅니다.

비임금 근로자의 60% 안팎은 이런 생계형 자영업자가 대부분입니다. 이번 통계에서는 소득조사는 안 했습니다.

최근의 다른 조사들을 보면 1인 자영업자들은 직장인보다 평균 수입도 더 적고요, 소득 하위 40%에 속하는 비율은 더 높습니다.

10명 중 3명이 하위 40%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고용인을 둔 자영업자는 크게 줄어든 반면에 1인 자영업자가 늘어난 겁니다.

고용인이 있는 자영업자가 153만 5천 명, 작년보다 11만 6천 명 줄었거든요, 7%가 줄어서요,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에 8월 기준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1인 업자는 9만 7천 명 늘어서 412만 7천 명입니다. 2.4% 늘었습니다. 고용을 했다가 사람을 내보냈어야 한 자영업자들이 적잖아 보이는 추세입니다.

이외에도 예를 들면 부부 중의 한 사람이 조그만 치킨집을 하는데 나머지 한 명이 늘 나가서 돕습니다.

이런 사람을 무급 가족 종사자라고 하는데요, 이런 사람들도 비임금 근로자에 속합니다. 자영업자 통계 낼 때 같이 냅니다.

이 사람들은 작년보다 4만 3천 명이 줄었습니다. 이거는 치킨집이 잘돼서, 직원이 생겨서, 가족이 나갈 필요가 없어진 경우도 있겠지만요.

일거리가 줄었거나 가족이 다 거기만 매달려서는 생계가 어려워져서 한 사람은 다른 일을 찾아 나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특히 이렇게 어려워 보이는 부분들이 40~50대의 가장들에서 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요?

<기자>

네. 바로 그게 큰 문제입니다. 40~50대 합쳐서 작년보다 자영업자가 거의 20만 명이 줄었는데요, 특히 50대, 누군가를 고용했다는 자영업자랑 50대 가족의 일을 돕는다는 사람은 이 세대에서 각각 2만 8천 명씩 줄었습니다.

요즘 일자리는 연령대별 인구와 꼭 같이 봐야 한다, 왜냐하면 그 연령대 사람 수 자체가 줄어든 걸 수도 있기 때문에…이런 지적을 많이 합니다. 이건 합리적인 얘기죠.

저도 여기서 한 번 이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이 연령대 인구도 이번에 좀 같이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50대는 작년보다 전체 사람 수가 오히려 10만 4천 명 늘었어요. 그런데 이런 감소가 나타난 겁니다. 반대로 나 홀로 자영업은 2천 명이 늘었습니다.

40대 자영업자는 무려 13만 6천 명, 8% 넘게 줄었습니다. 40대는 작년보다 전체 사람 수가 10만 4천 명 정도 줄어든 것도 감안해야 겠지만요, 비임금근로자 줄어든 규모 자체가 그 수보다도 더 크죠.

특히 고용원이 있다는 자영업자가 8만 1천 명이나 줄어든 게 눈에 띕니다. 40~50대는 자영업을 하시던 분이 질 좋고 안정적인 다른 일자리가 생겨서 고용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약간 어려운 연령대죠.

한 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 많고요, 최근에 일자리 통계에서 40~50대 어려움이 여러 번 지적이 됐는데 이 연령대 자영업, 비임금 근로자들 상황도 녹록치 않은 겁니다.

요즘 가계, 살림살이, 잘 살아나지 않는 민간 소비, 이것도 다 긴밀하게 이 상황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사회 전체적으로 정말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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