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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해 도시 떠났는데 "싫어요"…어디서 키워야 할까

[SBS 스페셜]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 - 2부 '공간의 힘' ①

3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 2부에서는 공간의 힘에 대해 조명했다.

<영재 발굴단>에 등장해 화제가 되었던 꼬마 과학자 윤하는 최근 경기도 외곽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아이는 반짝거리는 도시를 벗어나 자신의 속도에 집중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남다른 감성의 동화작가 전이수. 이수는 제주도로 이사를 왔고, 이전보다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냈다. 그렇다면 시골로 주택으로 떠나면 무조건 옳을까?

대구를 떠나 남해의 바닷가 마을로 이사를 온 윤슬이네. 윤슬이는 처음에는 설레었지만 이젠 대구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자신을 위해 펜션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은 줄어들고 남해에는 놀이공원도 없어 아이는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춘천 시내에서 살다가 작년 1월 춘천 외곽으로 이사를 온 서우네. 부모는 집도 아이를 위한 공간으로 싹 바꿨다. 그리고 아이는 이사 후 훨씬 더 밝아지고 활발해졌다.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큰 마음을 먹고 이사를 온 부모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하나를 채우니 다른 하나가 또 부족한 공간, 내 아이는 대체 어디서 키워야 할까?
SBS 스페셜 공간의 힘
이에 유현준 건축가는 "자연은 너무 복잡하다. 계절 상황에 따라 수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리고 자연에서는 변화가 많지만 느리다. 도시는 한마디로 기회도 많고 자극도 많다. 어느 하나가 답이라고 생각하고 양분화해선 안된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라며 "아이들을 위해 하이브리드 공간을 만드는 게 우리의 책임이다"라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천편일률로 모두 똑같다. 이에 아파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홍상아 씨는 자신의 아파트를 문 없는 집으로 만들었다. 모든 공간이 연결되어있어 어느 쪽이든 갈 수 있고 연결되어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특별한 집에서 가족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마루였다. 이에 홍상아 씨는 "자유롭게 아이들이 공간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침대도 되고 책상도 되고 무대도 되는 마법의 공간이 되었다"라고 했다.

홍상아 씨의 딸은 "저희 집은 2층이 있고 다른 아파트랑 다른 주택 같아서 좋다. 그리고 친구들은 같은 평수인데도 집에 더 넓어 보인다고 한다. 특별한 집인 거 같다"라고 만족했다. 이에 홍상아 씨는 "2층에 아이들이 고래를 그렸다. 내가 바라는 건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색으로 방을 색칠하고 만들고 싶은 가구를 만들고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과천 민솔이네. 부모님은 시즌별로 한 번씩 방의 구조와 가구의 배치를 바꿨다. 그리고 아이들은 달라진 공간을 자기 마음대로 변화시켰다. 민솔이는 "주말이나 쉬는 날에는 큰 가구를 많이 바꾸는데 월요일이나 평일에는 작은 것들을 옮긴다"라고 했다. 이사온지 1년 만에 10번도 더 가구를 바꾼 민솔이네는 가구의 위치에 따라 공간의 느낌도 확 바뀌었다.

이에 유현준은 "가구와 공간의 위치 배치에 따라서 인간관계도 바뀐다. 실제로 공간은 보이지 않게 사람들의 관계를 결정한다고 한다"라고 조언했다.

제작진은 일본 도쿄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4명의 아이를 모두 도쿄대에 입학시킨 사토 마마 사토 료코 씨를 만났다. 그는 "아이들이 거실 학습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 그런 환경이 아니어다면 공부를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라며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외로우면 안 된다. 아이들은 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뜻한 분위기가 있는 편이 공부하기 좋은 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도쿄 대학생들의 74%가 초등학교 때 거실에서 공부를 했고 일부는 중고등학교 때도 거실에서 공부를 했던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전문가는 "거실에는 가족들이 있다. 넓어서 다양한 것이 있고 그 잡다함 안에서 공부를 할 때 더 잘되는 경우가 있지 않냐. 성인이라면 카페에서 일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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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리나는 명문 학교 합격 비결에 대해 거실 공부라고 밝혔다. 이에 리나 양의 엄마는 "식사를 하면서 말을 걸 수도 있고 계속 봐줄 수 있기 때문에 좋았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가 도움이 필요하면 바로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라고 했다.

거실 공부 문화는 언제부터 생겼을까? 전문가는 "수험에서 성공한 똑똑한 아이들은 실제로 방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다. 집을 살 때 아이에게 좋은 방을 주는 문화가 있는 데 사용이 안된 거다. 인간과 환경은 굉장히 상호활동적이다. 환경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은 크다. 가족과 소통을 하면서 아이들은 학습을 한다.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이 거실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내 아이를 어디서 키울까를 생각했을 때 아이들의 교육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사토 료코는 한 가정집을 방문해 거실 구석구석을 살피며 공간 솔루션을 진행했다. 그는 "조명이 어두우면 아이들이 축축 쳐지더라. 거실에 총 12개의 스탠드가 있었다. 그리고 책장은 2단으로 해서 손이 닿기 쉽게 했다"라고 조언했다.

사토 료코는 "어릴 때 공부방이 있었다. 혼자 좀처럼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공부는 어려워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거실 학습을 생각했다.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 거부감이 없어져서 공부가 일상에서 흡수될 수 있었다. 공간이나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느낌이 중요하다"라며 "자연스럽게 공부를 일상으로 가져오는 공간이 바로 거실이다"라고 밝혔다.

유현준은 어떤 공간이든 내 아이에게 맞는 것은 다를 수 있다며 공간 활용팁을 공개했다. 그는 발코니가 있다면 발코니는 마당처럼 꾸미고 거실 밖에 커튼과 조명을 달아 확장된 느낌으로 내보라고 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더 친밀해질 수 있게 식탁에 유리는 없애고 의자는 등받이가 없는 벤치 스타일로 교체해 더욱 오래 식탁에 머물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바꿔보라고 제안했다.

또 주택과 시골에 살 수 없는 도시의 아이에게 다양한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면 집 밖에도 눈을 돌리라고 조언했다.

유현준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자기의 공간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똑같은 동네에 살아도 여러분의 자녀가 해석한 동네와 다른 아이들이 해석한 동네는 다를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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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집 안 공간 변화를 주었던 아이들은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이에 유현준은 도시 공간 찾기를 제안했다. 아이에게 늘 있던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게 아이 스스로 다양한 공간을 발견하도록 도와달라는 것.

유현준은 "도시의 보물찾기 같은 거다. 이들에게 시간을 줘서 부모와 자식 간에 스페셜한 공간을 워킹 리스트 안에서 찾는 거다"라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시점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대개 공간이라면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주변을 돌아보면 소유하지 않아도 보물 같은 공간이 많다. 그런 공간이 내 공간 플레이리스트가 된다면 내가 소유하지 않더라도 많이 누리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과정을 통해 진짜 내 아이의 집을 찾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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