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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다 한 명 뿐인 책임자…'무인 지하철' 안전은 어디로

김포골드라인, 시설물 관리 · 단속 등 한 명이 모든 업무 처리

<앵커>

김포시와 서울을 잇는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이 지난달 말에 개통됐습니다. 기관사가 없는 무인시스템이라서 역마다 직원을 단 한 명만 두고 있는데요, 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이 한 명이 다 관리한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각종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객 2명이 역무원을 위협하는가 싶더니 급기야 스크린도어 쪽으로 밀어 버립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는데 이 역무원을 도운 건 주변 승객들뿐이었습니다.

역내에 다른 직원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포골드라인 역무원 : 혹시나 품 안에 뭐 다른 거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도 들었고… 최소한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상황 보고나 처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김포골드라인의 이 역은 이렇게 지하 5층까지 이뤄져 있습니다.

딱 봐도 관리해야 할 구역이 한두 곳이 아닌데 이곳을 책임지는 역무원은 단 한 명뿐입니다.

만일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당장 달려오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 역뿐 아니라 김포골드라인 10개 역 모두 한 명씩만 근무합니다.

혼자 기기 점검부터 시설물 관리, 부정 승차 단속, 승강장 순찰까지 도맡아야 하다 보니 역사 안전은커녕 역무원 자신의 안전조차 지키기 쉽지 않은 겁니다.

[이재성/김포골드라인 노조위원장 : 여직원들이 혼자서 역사에 있다가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했습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렇다 보니 역무원의 휴식 시간이나 식사시간 때는 역 자체가 아예 무인화되기도 합니다.

지적이 잇따르자 김포골드라인 운영사 측은 역을 2개씩 묶어 서로 식사 교대를 하도록 했습니다.

식사시간에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근처 역 근무자가 달려가 조치하라는 겁니다.

[김포골드라인 역무원 : 혹시나 큰일이 벌어져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진 않을까… 간편밥·컵라면 이런 것들 먹고요. 역사 내에서 주로 그렇게….]

화재 대응은 더 심각합니다.

SBS가 입수한 화재 발생 시 매뉴얼입니다.

업무가 각각 분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름만 다를 뿐 모두 역당 1명뿐인 역무원을 지칭하는 겁니다.

역무원 혼자 화재 진압과 초동신고, 승객 대피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김포시와 운영사 측은 운영비가 한정돼 있는 데다 입찰 당시부터 직원 규모가 정해져 있어 당장 인원을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포시는 뒤늦게 연구용역을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 길게는 6개월이 걸릴 수도 있어, 하루 평균 9만 명이 이용하는 김포골드라인의 안전 무인화 문제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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