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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 日 지역도시 가보니…"유령마을 됐다" 타격 현실화

<앵커>

일본 중앙은행이 분기별로 내놓는 지역 경제 보고서, 이른바 '사쿠라 리포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3분기 최신 보고서가 어제(15일) 발표됐는데,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로 첨단 부품과 기계 수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업계의 우려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도 확인됩니다.

특히 지역 도시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최재영 기자가 일본 관광지에 가서 지금의 분위기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후쿠오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달려 온천 관광지로 아주 유명한 유후인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의 불매운동이 이런 유명 관광지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미쳤다면 얼마나 미쳤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유후인 관광객 수는 적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봤더니, 한국인은 거의 사라졌는데 그 빈자리를 다른 나라 관광객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니키로 카이/일본 상인 : (한국인 관광객은) 줄었습니다. 7월부터는 타이완이나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관광객이) 더 많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 식당만 유독 손님이 없었습니다.

메뉴판에서 한글도 사라졌습니다.

[한국식당 점장 : (줄어든) 한국 관광객이 추석 이후에도 늘어나지 않아서 이제는 한국분들이 아닌 외국분들(위해 영어로 바꿨습니다.)]

지난 7월 취재했던 다른 관광지, 한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곳이라 그때도 한산했는데 이제는 길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일본 상인 : (한국인 관광객이) 70~80% 감소했습니다. 매출도 반 이상 줄었습니다. 유령마을, 맞아. 유령마을(이 됐습니다.)]

지난 7월에 왔을 때보다 정말 사람이 많이 줄어서, 한국인 관광객이 안 와서 이곳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일본에 있는 조그만 마을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빈 상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 상점은 7월, 8월, 9월 3개월 동안 현재 이렇게 비어 있습니다.

석 달 만에 다시 만난 일본 상인, "잘 부탁한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가게들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벳푸, 사가현 같은 다른 관광지도 마찬가지라고 여행업 종사자들은 말했습니다.

이곳 규슈 지역에는 지난 한 해만 약 240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올해는 최종 집계는 해봐야겠지만, 특히 8월 이후 지역 경제는 분명 타격을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100일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이렇게 힘들게 보내야 하는지 현지에서는 이런 걱정의 목소리도 매우 높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일부에서는 이 불매운동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제가 이곳에서 느낀 분위기는 아직까지는 '변함없다'였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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