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중계에 무관중 경기…'상상 초월' 벤투호의 평양 원정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10.15 17: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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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4만명의 북한 응원단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던 벤투호의 '평양 원정'이 사실상 무관중 경기로 킥오프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킥오프 30분 전인데도 김일성 경기장에 관중이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며 "경기장에는 외신 기자들도 전무한 상태다. 킥오프를 했는 데도 무관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부터 평양 김일성경기장(5만명 수용)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한국 선수단(선수 25명·스태프 30명)의 입국만 허용하고 붉은악마와 취재진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은 남북전의 생중계마저 포기해 한국 팬들은 '깜깜이 문자중계'로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5만명에 달하는 북한 응원단의 편파 응원에 마음고생을 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날 양 팀의 매니저 미팅에서도 이날 경기에 약 4만명의 관중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킥오프 30분 전을 앞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 감독관이 축구협회에 "경기장에 관중이 아무도 없다. 외신 기자도 없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결국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한과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더군다나 이날 경기에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까지 관전했지만 북한은 '무관중 상태'로 킥오프에 나섰습니다.

더불어 국내 취재진을 위한 현장 소식을 알리는 과정도 복잡합니다.

김일성경기장의 인터넷 연결 상황이 열악해 현지에 파견된 축구협회 직원이 이메일로 기본적인 현장 정보를 전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축구협회는 현장에 있는 AFC 경기감독관을 통해 경기장 상황을 어렵게 듣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AFC 경기 감독관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 간접 통신이 가능합니다.

전달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AFC 경기 감독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 본부에 현지 상황을 알리고, AFC 본부에서 현장 상황을 취합해 이를 축구협회에 다시 알리는 '다단계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