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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응답하라 싸이월드, 그냥 사라지면 안 된다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잊고 사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 때 선풍적인 인기였던 싸이월드가 최근 이대로 사라져 버리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을 낳고 있죠?

<기자>

사실 지난 주말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큰 뉴스였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먹통이 됐던 싸이월드가 어제(14일)부터 조금씩 접속이 가능하긴 합니다. 지금 되다, 안 되다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접속이 잠깐 될 때도 사진 자료를 다운로드받는 건 여전히 원활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싸이월드 소식을 듣고 본인의 기록들을 백업, 갈무리하기 위해서 접속을 시도하는 분들이 애가 타는 상황입니다.

지금 20대 중후반 정도부터 30대, 40대 아마 싸이월드에 가입 안 한 분이 거의 없을 겁니다. 2010년 정도까지는 싸이가 지금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가입자가 2천만 명에 페이스북이 초창기에 싸이월드의 일촌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는 얘기가 IT 업계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국민 일기장 겸 메신저였죠. 소수긴 하지만 여전히 사용하는 분들도 있는데 먹통이 돼버린 겁니다.

그야말로 2000년대 초반 10년간의 한국인들의 삶의 기록과 추억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싸이월드 측은 이대로 그냥 방치한 채 이대로 사업을 접겠다. 그럴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처음에는 연락이 잘 되지 않았는데 정부 측에서도 주말 동안 수소문을 했습니다. 일단 사이트를 유지할 의지는 있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주에 싸이월드가 먹통이 된 것은 경영난 속에 임금체불 사태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를 하는 바람에 서버 관리를 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서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은 거지, 소리 없이 닫으려고 의도한 건 아니라는 거고요.

당연히 지금도 그런 상태가 해소되진 않았지만, 다음 주 정도까지 서버를 복구하겠다. 그리고 싸이월드라는 온라인 공간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비쳐왔습니다.

하지만 일단 오늘 새벽까지는 싸이월드의 주소, 도메인을 더 쓰겠다는 연장 처리는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만료일은 11월 12일입니다.

<앵커>

그래도 좀 걱정이 되는데요, 별다른 공지 없이 싸이월드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기자>

사실은 싸이월드가 정말 이대로 제대로 된 고지 없이 많은 사람의 추억을 가지고 흐지부지 사라진다고 하면 그 자체로 불법입니다.

싸이월드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사업을 중단하려고 할 때는 완전히 접는 날로부터 최소 30일 전까지는 그런 계획을 이용자들에게 알려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습니다.

과기부 장관에게도 신고해야 합니다. 또 가입자들이 요구하면 각자 자기 정보를 잘 가져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만약에 정말 이대로 다음 달 12일에 없어지면 정부가 몇 가지 과태료, 과징금을 싸이월드 측에 물리는 걸 검토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들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사태는 이 회사에 자금과 일할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일어났다는 거고, 대표는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태의 회사에 어떻게 과태료나 과징금을 효과적으로 물릴 것인가, 그리고 사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싸이월드가 과징금을 내는 게 아니죠.

내 사진첩, 내 일기장을 돌려달라는 거죠. 대부분 이용자들이 바라는 게 금전적인 배상이 아니기 때문에 소송도 답이 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싸이월드가 올초에 발행했던 가상화폐 클링에 투자했거나, 그동안 도토리를 많이 사 모아서 지금까지 쓰고 있던 분들의 경우는 사실 돈 문제도 별개로 남아있기는 합니다.

아무튼 경영상태가 달라진 건 없지만 싸이월드가 회복 의지는 보였으니까요. 조속한 시일 안에 이용자들이 온라인 발자취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최소한 이 공간을 일정 기간 이상 책임지고 정상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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