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콩나물 공장…삶의 터전 잃은 장애인들

한지연 기자 jyh@sbs.co.kr

작성 2019.10.13 20:59 수정 2019.10.13 23: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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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강화도에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얼마 전 불이 났습니다. 장애인들이 직접 콩나물을 키우고 팔아서 생계를 이어갔는데 이 콩나물 공장이 다 타버린 겁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하룻밤 사이 50명의 생계가 막막해졌습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콩나물 공장 2층짜리 건물 내부는 까맣게 타버렸고 건물 바깥에 수확해 두었던 콩나물들은 비쩍 말라버렸습니다.

지난 2000년 인천 강화에 세워진 발달장애인 자립 공동체, '우리 마을'.

하루 2톤의 질 좋은 콩나물을 생산해온 이 공장은 최저임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20년간 '우리 마을'을 지탱해 준 힘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7일 새벽, 콩나물 공장에 화마가 덮쳤습니다.

다행히 기숙사가 공장과 떨어져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장애인들의 삶의 터전은 잿더미가 돼 버렸습니다.

아흔이 된 '우리 마을' 설립자 김성수 대주교의 눈에는 근심이 가득합니다.

[김성수 대주교 : 어휴 너무 아프지… 너무 아프지. 손때가 묻고 아이들하고 실랑이를 벌이고 또 콩나물 좋다고 자랑하고… 이런 것들이 그냥 주마등처럼 쫙하고 지나가는데… 야 이건 내가 죄인이구나.]

화재 손실액은 20억 원.

복구도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대성 신부 : 매일매일 키웠던 콩나물을 납품해서 번 수익 가지고 50명 장애인 친구들이 생활을 했던 것인데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의 기본적인 생활도 가능하지 못할까 봐.]

화재로 일자리를 잃은 발달장애인 20명은 당분간 다른 동료가 하는 조립 일을 도우며 다시 콩나물 공장에서 일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성태/지적장애 2급 : 심장이 탈 만큼 기분이 좀 많이 안 좋아요. (불났을 때) 소방차들이 그냥 훈련받는 줄 알고 그냥 저기 왜 그럴까… 빨리 복구하기를… 빨리 애들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요.]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