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경영안정자금, 허술한 선정 기준에 '이자놀이 전락'

<앵커>

경영안정자금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자금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혈세가 일부 신용도 높은 업체들의 이자놀이로 변질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신용등급을 평가하지 않는 허술한 선정 기준과 감시 시스템 탓입니다.

조윤호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시와 은행이 자금난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경영안정자금은 한 해 1천800억 원, 울산시는 1.5%에서 최대 3%까지 대출이자를 지원합니다.

이자 지원액만 한 해 70억 원 대로 업체당 최대 4억씩 연간 500개 정도 업체가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업체에서 자금을 빌린 뒤 이자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 관계자 :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들이 사실상 대출을 받을 일이 별로 없어요. 만약에 그걸 은행에 넣어봐요. 이자소득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 돈을 다른 데 빌려줘도….]

실제 상반기 집행된 지원 대상 업체 10곳 중 4곳은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불건전 행위가 가능한 것은 저금리 기조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 후반대까지 떨어진 신용대출이자를 3%로 잡고 울산시로부터 최대 3%의 이자 지원받으면 업체는 무일푼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다시 다른 은행에 구속성 예금 이른바 꺾기 예금으로 예치하면 가만히 앉아서 예금이자 1~2%를 챙기는 행태입니다.

울산시 산하기관의 추천서만 있으면 은행에서는 대출이 쉽게 이뤄지는데 문제는 추천 기준에 신용등급 항목이 없다는 겁니다.

[울산시경제진흥원 관계자 : 금융기관처럼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서…숙지하고 있고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

사후감독마저 엉성해 지금까지 어떤 업체에 이자가 지원됐는지 울산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울산시 경영안정자금은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불어났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와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