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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후쿠시마 방사선량, 서울 수준"…일본의 꼼수

<앵커>

일본 방사능 문제를 파헤치는 연속보도 이어갑니다. 그제(24일)부터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대사관이 홈페이지에 후쿠시마와 서울의 방사선량 데이터를 나란히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숫자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 그렇게 봐도 되는 걸까요.

박세용 기자가 사실은 코너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공간선량률을 매일 공개하겠다고 해놨습니다.

오늘(26일) 데이터 한 번 보시죠. 후쿠시마시가 0.13, 서울이 0.12로 나타났습니다.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맞습니다. 근데 이거 잘 보셔야 됩니다.

'공간'선량이라고 돼 있죠. 이게 공기 중의 방사선의 양을 측정했다, 이런 뜻입니다.

지금 원전 사고 터지고 8년이 지났는데 공기 중에 방사성 물질인 세슘, 이것 있겠습니까,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세슘이라는 게 물에 잘 녹아서 공기 중에 세슘이 설령 있더라도 비가 오면 씻겨 내려갑니다.

그리고 이게 '후쿠시마시'의 측정값이라고 돼 있는데 시는 바닷가에 있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측정기 주변이 깨끗하게 포장된 이런 골목길이고 주변 살펴보면 흙을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세슘이라는 게 흙에 잘 달라붙는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여기는 애초부터 측정값이 높게 나올 수가 없는 곳입니다.

과거 데이터 보시죠. 한때 0.6, 그러니까 서울의 5배 정도 나왔거든요, 세슘 묻은 흙을 지금은 치워서 서울이랑 비슷해진 겁니다.

그러면 치운 흙들 어디로 갔을까요. 후쿠시마시의 외곽으로 옮겨졌습니다.

제가 시 바깥쪽에 한 번 나가봤습니다.

세슘이라는 물질 자체를 사람이 완전히 없앨 수가 없으니까 흙만 걷어내서 이렇게 계속 쌓아 놓고 있습니다.

이런 동네는 공기 중에서 재도 서울의 2배가 나옵니다.

또 측정기 바로 옆 흙바닥에 대면 세슘이 거기 붙어 있으니까 6배 정도 나오고 제염이 덜 된 야산 흙바닥은 8배 정도 나오기도 합니다.

원전 가까이 가면 물론 더 높아지겠죠. 공기 중에서 재도 서울의 40배가 나오기도 합니다.

여기는 가만히 서 있으면 흉부 엑스레이 하루 한 번씩 계속 찍는 셈이 됩니다.

이런 현실 다 외면하고 수치가 낮은 동네만 골라서 서울이랑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게 과연 일본이 강조하는 과학적인 정보 제공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조사: 이다희·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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