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무역전쟁 장기화에 급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AP통신은 "미국 대학들이 정치적 긴장 상황에서 중국인 유학생의 급감을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상당수 대학의 이번 가을 학기 중국인 유학생 등록자가 1년 전보다 5분의 1 이상 급감했습니다.

매사추세츠주 밴트리대의 중국인 대학원생 등록자 수는 지난해 가을 학기 110명이었으나 이번 가을 학기에는 7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버몬트 주립대는 중국인 유학생 등록자 수가 1년 전보다 23% 줄어들었으며, 네브래스카-링컨대도 같은 기간 중국인 유학생이 20%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인 유학생이 급감한 이유는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지고, 중국 고등교육 수준이 높아져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유인요소가 줄어든 탓도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대학 당국과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정부의 지적 재산권 유출을 우려한 중국인 연구자들에 대한 '압박'도 중국인 유학생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첨단기술의 중국으로의 유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중국 출신 연구자나 중국계 미국인 연구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미국 대학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자오퉁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슝슝 씨는 미국 유학길에 오르려 했으나 이런 문제 때문에 유학지를 영국으로 변경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인 유학생이 줄어들자 미국 대학들은 재정난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이 급감하자 다른 나라 유학생을 유치하거나 중국인 유학생을 붙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입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국제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110만여 명 가운데 3분의 1이 중국인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