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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 또 온다…제17호 태풍 '타파' 일요일 대한해협 통과

[취재파일] 태풍 또 온다…제17호 태풍 '타파' 일요일 대한해협 통과
● 태풍 '타파', 빠르게 한반도로 다가온다

태풍이 또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19일) 오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470km 부근 해상에서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타파'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메기과의 민물고기를 뜻한다.

19일 오후 3시 현재 중심기압 996헥토파스칼(hPa), 중심에서는 초속 18m(시속 65k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는 태풍 '타파'는 강풍 반경이 200km로 아직은 약한 소형 태풍이다. 하지만 북상하면서 점점 강해져 20일(내일) 오후에는 강도 중급으로 발달하겠고 토요일인 21일 오후에는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태풍 '타파'는 22일(일) 오후(15시)에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22일 저녁 8시쯤에는 부산 남동쪽 60km 부근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강도 중급의 중형 태풍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태풍 '타파' 예상진로 (자료=기상청)
태풍이 남해상으로 북상해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태풍의 강풍 반경은 최고 350km 정도 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특히 태풍 중심에서 가까운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을 중심으로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 태풍이 대한해협으로 북상하는 이유는?

태풍 '타파'가 대한해협으로 북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태풍의 길이 대한해협 방향으로 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게 되는데, 현재 일기도를 보면 일본 남동쪽 북서태평양 지역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고, 또 한반도와 한반도 북서쪽 지역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태풍이 일본이나 일본 남쪽으로 이동하고 싶어도 북태평양 고기압에 막혀 이동할 수가 없고 한반도 육상이나 서해상으로 북상하고 싶어도 차고 건조한 공기에 막혀 북상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 대한해협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동아시아 지역 5.5km 상공 바람장 (자료=기상청)
물론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조금 약해지거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조금 더 밀고 내려올 경우 태풍이 일본 규슈지방 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차고 건조한 공기의 세력이 조금 약해지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조금 더 확장할 경우 태풍이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태풍의 특성도 유동적이다. 이번 태풍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태풍이 한반도 부근을 빠르게 통과한다는 점인데 빠르게 통과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 태풍이 몰고 오는 막대한 양의 수증기가 한반도와 한반도 북쪽에 버티고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그대로 충돌할 경우 한반도 부근에서 매우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면서 곳곳에 집중호우를 뿌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상청은 태풍 전면에 모이는 수증기가 1차적으로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충돌해 많은 비가 내리고 뒤 이어 태풍 중심 부근에 모여 있는 수증기가 올라오면서 2차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와 충돌해 또 한 차례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이번 태풍은 '바람 태풍' 이었던 제13호 태풍 '링링'과는 전혀 다른 '비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생각할 수는 있다. 태풍이 빠르게 통과하면서 일반적인 태풍의 구름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일찍 흐트러지는 경우다. 이렇게 될 경우 제13호 태풍 '링링'과 마찬가지로 바람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 같은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 올해 태풍 6개 영향, 76년 이후 최다…10월까지 태풍 영향 가능성

올 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지금까지 모두 5개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우리나라 육상이나 해상에 태풍경보나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던 경우가 5번 있었다는 뜻이다.

올해 가장 먼저 영향을 준 태풍은 제5호 태풍 '다나스'다. 지난 7월 16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다나스'는 서해상으로 북상해 20일 새벽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20일 낮 12시쯤 목포 앞바다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두 번째 영향을 미친 태풍은 지난 8월 2일 서태평양에서 발달한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로 일본을 관통해 6일 저녁 부산 부근에 상륙한 뒤 곧바로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세 번째 영향을 미친 태풍은 제9호 태풍 '레까마'로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했지만 서해상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네 번째 영향을 미친 태풍은 제10호 태풍 '크로사'로 일본을 관통한 뒤 동해상으로 진출하면서 동해안과 동해상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쳤다.

인명피해까지 발생한 것은 제13호 태풍 '링링'이다. 9월 2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링링'은 서해상으로 곧장 북상해 9월 7일 오후 2시 반쯤 황해도 해주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풍 '타파'가 대한해협으로 북상하면서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모두 6개로 늘어나게 됐다.

기록을 보면 1951년 이후 한 해 동안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 가장 많았던 해는 1959년으로 7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태풍 '사라'가 바로 1959년 9월에 한반도를 강타했다.

두 번째로 태풍이 가장 많이 영향을 미쳤던 해는 1976년으로 6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 또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올해는 1976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의 영향을 받은 해로 기록되게 됐다.

물론 앞으로 또 다른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으로 찬 공기가 더 자주 더 많이 내려오고 북태평양 고기압은 점점 수축하기는 하겠지만 태풍의 길이 열려 있는 만큼 또 다른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관측사상 태풍이 가장 많았던 해도 기록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이다.

실제로 10월까지도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늦게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1906년 제8호 태풍(0608)으로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들어서는 2016년 10월 4일부터 5일까지 제18호 태풍 '차바'가 남해상으로 북상해 부산을 스쳐 동해로 빠져나갔다. 태풍 '차바'는 특히 남해안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 곳곳에 큰 상처를 남겼다. 당시(10월 5일) 제주도 고산에서는 초속 56.5m(시속 203km)라는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2013년에도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 올해 유난히 태풍이 많이 오는 이유는?

평년(1981~2010)의 경우 한해에 25.6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 가운데 3.1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평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평년보다 2배나 많은 태풍이 한반도 지역으로 북상하는 것이다.

올해 이렇게 많은 태풍이 한반도 지역으로 북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가 다른 해보다 태풍이 유난히 많이 발생한 해는 아니다. 지금까지 북서태평양에서는 모두 17개의 태풍이 발생했을 뿐이다. 17개 가운데 6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이렇게 많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도 태풍의 길이 한반도를 향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태풍의 진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인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을 한반도 부근으로 끌어 들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여름 북태평양 고기압은 평년과 달리 중국 쪽으로 크게 확장하지 못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지역까지 서쪽으로 크게 확장할 경우 태풍은 북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까지 확장하지 못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 즉, 태풍의 길이 일찌감치 한반도를 향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평년보다 일찍부터 그리고 평년보다 많이 한반도 부근으로 태풍이 올라온 것이다.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토요일(21일) 새벽 제주도와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되겠고 오전에는 그 밖의 남부지방, 오후에는 강원남부와 충청지방까지 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일요일(22일)부터 월요일(23일) 오전까지는 전국에 걸쳐 거센 비바람이 불 전망이다. 특히 태풍의 중심에서 가까운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 동해안에는 최대 300mm, 제주도 산지에는 최대 500mm 가량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바람도 매우 거세게 불 전망이다. 20일(금) 밤부터 23일(월) 오전까지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30~40m(시속 108~144k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초속 15~25m(시속 54~90km)의 강풍이 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태풍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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