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 얻어 추석 차례…텐트촌 못 벗어난 포항 이재민들

송성준 기자 sjsong@sbs.co.kr

작성 2019.09.12 20:50 수정 2019.09.12 21: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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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가위 명절인데 포항 실내체육관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지진 발생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텐트를 벗어날 수 없는 이재민들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안전한 새 보금자리에 언제쯤 정착할 수 있을지 이재민들 한숨이 깊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80살의 최우득 할머니.

17평짜리 빌라에서 살다가 지진 피해를 입어 이곳 흥해 체육관 텐트촌에서 2번째 추석을 맞았습니다.

[최우득/지진 피해 이재민 : 아이들이 여인숙을 하나 얻어서 방을 하나 얻어서 제사를 지내고 갑니다.]

할머니는 이곳에 들어온 뒤부터 매일 폐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뒤따라 가보니 하루 2번씩 왕복 4㎞가 넘는 거리를 오가며 폐지를 모아 팝니다.

때때로 서러움이 북받쳐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받은 돈은 고작 1천 3백 원.

그래도 할머니는 폐지 수거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집을 고치는 데 보태기 위해서입니다.

[최우득/지진피해 이재민 : 이거라도 다만 얼마라도 보태서 (지진 피해) 집안을 고치려고. 고쳐서 들어가 보려고…]

두 딸과 함께 텐트촌에서 22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의 아파트를 가 봤습니다.

지진 피해로 비만 오면 천정에서 물이 새 누전 위험 때문에 전기도 차단했습니다.

누수로 인한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단수를 해 물도 쓸 수 없습니다.

[지진피해 이재민 : 이거 어떻게 고칠 수가 없데요. 일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한 상태예요.]

이재민들이 이곳 실내 체육관으로 들어 온 것은 지난 2017년 11월 15일입니다.

그러니까 22개월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동안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이재민들은 81세대.

포항시는 이주를 원하는 세대에 대해 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보장 기간이 2년에 불과한 데다 노인들에게는 관리비 부담도 있어 걱정이 큽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