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은 '바비큐 내각'"…측근 중용 개각에 일본 내 비판 거세

일본 시사예능인 푸티 가시마 씨가 "아베 내각은 정말 아베 총리와 가까운 인물들이 모여 있다는 인상이 강해, 서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 같은 '바비큐 내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오늘(12일), 아베 총리가 어제 단행한 개각에서 측근들을 대거 기용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고 전하면서 시사평론을 하는 예능인 푸티 씨의 혹평을 덧붙였습니다.

푸티 씨는 개각과 관련해 마이니치에 "과거 무슨 문제로 비판을 받았는지와 관계없이 아베 총리가 신뢰하는 사람들을 모았다"며 "반면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같은 인물은 멀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측근 중용의 최종판으로 바비큐도 서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하는데 이번 개각과 인상이 겹친다"며 새 내각을 '바비큐 내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푸티 씨가 특히 부적절한 인사로 지목한 것은 아베 총리 최측근으로 사학스캔들에 연루된 하기우다 고이치의 문부과학상 임명입니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법인의 대학 수의학부 신설 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가케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하기우다는 문부과학성의 간부에게 압력을 가한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푸티 씨가 명명한 '바비큐 내각'은 가케학원 스캔들의 한 장면과도 관련이 있는데,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지난 2013년 아베 총리와 가케 고타로 이사장과 야외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올렸습니다.

개각과 관련해 국제정치학자인 미우라 루리는 "아베 씨와 가까운 인물이 많은데, 충성심을 보인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새 내각을 '현상유지 내각'이라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경제 저널리스트인 오기와라 히로코 씨는 "논점에서 떨어진 답변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기용됐다"며 '생활감각 제로 내각'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하기우다를 비롯해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외교특보를 법무상에,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을 영토 담당상 겸 저출산문제 담당상에 임명하는 등 측근들을 대거 중용하는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등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들을 유임시켰고, '여자 아베'라는 별명을 가진 측근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을 자민당의 수석 부간사장에서 간사장 대행으로 승진시켰습니다.

조기 레임덕을 막으면서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고 한국과의 '역사전쟁'에 힘을 쏟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쿄신문은 오늘 자 조간에 이번 내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 "아베 1강(强)'이 계속되면서 자민당이 도덕성을 잃었다"고 비판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칼럼은 "의혹을 받는 의원들이 속속 입각했다"며 "선거에서 이긴다면 다 용서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신문은 별도의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개각과 함께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건 것에 대해서도 개헌에 부정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국민들은 서두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성이 2명뿐이며 보수적인 인사 일색으로 내각이 구성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은 "공격할 곳이 많은 내각으로 각각이 여러 문제로 보도된 적이 있다"면서 "친구 총복습 내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국민은 부재한 '친구, 측근 중용 내각'"이라며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겠다. 기대감 없는 개각"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