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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막다 다쳤는데..성과급 깎인다고 '산재 NO'

<앵커>

시민 안전을 맡고 있는 지하철 보안관이 흉기 난동범을 막다 다쳐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근무 중에 다쳐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가 산재 신청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직원들 성과급 깎인다고 책망도 했던 게 드러났습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흉기에 얼굴을 베인 한 남성이 피를 흘리고 있고 바로 옆 여성도 상처를 입은 채 비명을 지릅니다.

[아이고, 나도 베였어. 아이고 어떡해.]

70대 남성이 역 입구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 2명을 다치게 한 것인데 지하철 보안관과 역무원 등이 이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습니다.

지하철 보안관이 흉기를 휘두르는 살인미수 피의자와 몸싸움을 벌였던 곳입니다.

살인미수 피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보안관은 허리와 골반 등을 다쳤습니다.

통증이 점점 심해져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됐는데, 소속 센터 관계자로부터 이상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광화문서비스안전센터 관계자 : 산재 처리가 되고 노동부에 신고해야 되는, 그런 과정이…센터장님께서 뭐 어떤 처리해야 할 부분, 책임져야 하실 부분도 생기는 거 같고.]

상급자인 센터장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으니 산재 처리를 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고민 끝에 산재를 신청하자 이번에는 역 관계자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산재 처리 때문에 14개 역 소속 전체 직원들의 성과급여가 깎였다는 겁니다.

[종로3가역 관계자 : 이거 산재 처리해 버렸잖아? 표창장 세 개가 날아가 버렸지. 연말 성과급이 금액으로 엄청나더라고 따져보니까.]

이미 신청한 산재 처리를 철회할 수 없겠느냐 묻기까지 합니다.

[종로3가역 관계자 : 내가 보니까 심각해. 우리 관내가 (성과급) 100을 받는데 안전사고 하나 때문에…어떻게 수습할 수 없을까, 좋은 방법으로?]

다친 보안관은 사건 처리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서장표창과 서울시안전상까지 받았지만, 정작 회사에서 돌아온 것은 눈칫밥뿐이었습니다.

[보안관 A 씨/살인미수 피의자 제압 : 근무 중에 부상당하시거나 취객한테 폭행당했을 때도 산재를 안 쓰신 분들이 꽤 계시거든요. '우리는 안 했는데 너는 왜 해' 이런 분위기가….]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부터 산재 신청 여부를 성과급 등 평가 요소에 반영하고 있지 않은데 관계자들이 실수한 것 같다며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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